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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많은데 "환자 못 받아"…치료할 병원도 아수라장

<앵커>

지진 피해가 컸던 곳에서는 병원 건물들도 심하게 부서졌습니다. 그런 곳은 지진으로 부상자는 늘고 있는데 의료 시설이 없어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계속 취재하고 있는 박상진 특파원이 이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의 시카마치 마을.

이번 강진 당시 일본 전역에서 유일하게 '진도 7'의 가장 큰 흔들림이 발생한 지역입니다.

인구 1만 7천여 명, 작은 해안 마을에 하나뿐인 이 대형병원도 지진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병원 복도는 바닥에 떨어진 조명과 전선들로 어지럽게 얽혀 있고 입원실은 아수라장입니다.

의사는 있지만 수술을 할 수는 없습니다.

환자가 눕는 수술대는 흙먼지가 가득하고 수술실을 비추는 조명은 아예 천장에서부터 떨어져 바닥으로 향해 있습니다.

지진 당일 72명의 입원환자는 근무자들이 신속히 옮겨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입원환자는 받을 수 없고, 간단한 치료 외에는 8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카와무라/도기병원 관계자 : 이 병원에 (환자들을) 입원시키지 못해서 매우 힘듭니다. 우리 병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매우 괴롭습니다.]

언제 다시 정상 운영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노토반도의 피해 지역이 워낙 넓어, 복구와 구호품 전달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낙석으로 도로 곳곳이 끊겨 있는 데다 비까지 내려 산사태 위험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 스스로 지진으로 인해 깨진 유리창이나 문에 파란 비닐로 가림막을 쳐 놨습니다.

지정 대피소인 한 학교, 시계는 지진 발생 시각인 4시 10분에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나흘째, 대피 생활 중인 이재민들 형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면서, 화장실 물도 떨어져 학교 수영장에서 길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사는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주먹밥과 된장국이 전부입니다.

[나카구치/지진 피해자 : 적응이 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힘을 같이 합쳐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도, 전기도, 구호품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재민들은 힘겨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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