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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날 될 줄은…" 지진 3일째 빗줄기에 구조 난항

<앵커>

안 그래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진 피해 지역에는 오늘(3일) 겨울비까지 내렸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새해 첫날 생각지도 못한 지진으로 집을 잃고 가족까지 잃었는데요.

피해가 가장 컸던 이시카와현 와지마 시를 박상진 특파원이 돌아봤습니다.

<기자>

무너진 대형 건물로 구급차와 소방차가 속속 도착합니다.

소방관과 자위대원 등이 잔해에 매몰된 생존자들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7층 건물에서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건물이 옆으로 넘어진 탓에 공간이 매우 좁고, 비까지 내리고 있어 작업이 매우 더딘 상황입니다.

차량 경적 소리가 멈추질 않습니다.

차 위로 무너진 집이 운전대 경적을 누르고 있는데 손쓸 사람이 없는 겁니다.

지진 여파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와이마치 마을은 주택 200여 채가 불에 타 폭격 맞은 전쟁터 같은 모습입니다.

불은 꺼졌지만 여전히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상심이 크다 보니 헛웃음이 나옵니다.

[사카구치/지진 피해자 : 저희 집도 다 타버렸습니다. 힘들다고 생각 안 하려고 하는데 우울해할 수만도 없고…]

주택은 지붕부터 통째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런 집이 한두 채가 아닙니다.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불과 옷가지가 다급했던 피신 상황을 말해줍니다.

나무 전봇대가 완전히 부러져서 전선이 땅에까지 내려와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20미터 정도 밑으로 내려오면 전통 가옥도 완전히 주저앉아서 지붕이 훤히 드러나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새해 첫날 발생한 날벼락 같은 지진은 설레는 신년 분위기를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가와구치/지진 피해자 : 피난소 생활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즐거운 설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너진 집에서 아내를 구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남편은 울음을 삼킵니다.

새해를 맞아 손자를 만난 할아버지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야마구치/지진 피해자 : 설날이라 아들과 손자들이 왔는데 도망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여진 공포에 떨며, 힘겹게 한 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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