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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용량 몰래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소비자에게 알려야"

제품 용량 몰래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소비자에게 알려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기업들이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기업이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때 소비자 저항이 거셀 수 있는 제품 가격 인상 대신 '양 줄이기'를 택하는 것으로 소비자에게는 '숨은 가격 인상'인 셈입니다.

이에 전문가나 소비자단체에서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봉에 5개에서 4개로 줄어든 풀무원 핫도그 (사진=연합뉴스)

풀무원이 핫도그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한 봉당 개수를 5개(500g)에서 4개(400g)로 줄인 것은 지난 3월이지만 최근에야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롯데웰푸드(카스타드·꼬깔콘), 농심(오징어집·양파링),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고향만두) 등도 지난해와 올해 제품 함량을 줄였지만,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한국도 외국처럼 가격 변동 없이 총용량 변경이 있을 시 고지하는 의무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은근슬쩍 양을 줄이면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오른 셈"이라면서 "소비자가 모르게 하려고 교묘하게 양을 줄이는 것이다. 소비자가 속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제품량을 줄이면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렵다"면서 "매장에 안내판을 붙이거나 해서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조업자가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알리도록 정부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카르푸는 지난 9월 가격 인하 없이 용량이 작아진 제품에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 화제가 됐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기업이) 소비자를 현혹해서는 안 된다"면서 "제품이 변화된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달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산업장관이 '슈링크플레이션'처럼 소비자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적발하고 조사하는 '식료품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품 용량을 변경할 때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도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막을 법을 만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부터 제품 용량에 변화가 있을 때 해당 기업이 변경 전과 후의 용량, 변경 수치와 비율을 6개월 이상 포장에 표시해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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