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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시진핑에 굴욕 당한 푸틴, 왜 김정은을 끌어안았나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접대하는 모습은 좀 이상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의도된 오버액션이라고나 할까요. 마치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그런 의도가 읽히기도 했습니다. 어떤 의도에서였을까요?

푸틴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경제자문이자 야당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러시아 에너지 차관과의 단독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번 편을 구성했습니다.
 

서먹했던 북한과 러시아, 왜 갑자기 절친됐나?

푸틴 대통령은 원래 지각대장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2014년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4시간 15분, 2018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는 2시간 30분,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을 처음 접견할 때도 50분 넘게 지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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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때 푸틴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30분이나 일찍 나와서 먼저 기다렸습니다. 악수는 무려 40초 동안이나 했고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방탄 차량인 아우루스를 직접 보여주고 김정은 위원장은 뒷좌석에 실제 앉기도 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리무진 캐딜락 원을 보여줬을 때 실제 앉지는 않았는데 그와는 대비되는 장면이었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속담에는 오래된 친구 한 명이 새로운 친구 두 명보다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정의의 싸움에서 반드시 위대한 승리를 쟁취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러시아가 내놓은 제안은 더 파격적이었습니다. 우주 기지에서 발사체도 보여주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우려고 여기서 만난 거다" 이렇게 화끈하게 인정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북한이 원하면 북한의 우주 비행사를 우주로 보내줄 수도 있다. 이런 제안까지 내놨죠.

북한도 최근 정찰 위성 발사에 두 번이나 실패하면서 기가 많이 죽어 있는 상태였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기대하기도 어려웠던 답변을 들으면서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우주 강국의 현주소와 앞날에 대해서 우리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원래부터 왕따였던 북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고 왕따가 된 러시아 이 두 나라의 합이 잘 맞았던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북러 정상회담 직후 현지 매체 인터뷰)

우리는 지역과 양자 관계에 대해 생산적이고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습니다.

6.25 전쟁을 함께 치렀던 두 나라, 전통적인 우방국은 맞는데 데면데면한 사이였던 게 사실입니다. 1990년, 우리나라와 소련이 수교하면서 북한은 두 개의 조선을 인정한 소련이 배신자라고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소련도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세습주의 국가다. 이런 뼈 때리는 팩폭으로 응수했습니다.

이들이 지금 이렇게 친해진 이유가 있습니다. 아니, 절친처럼 보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진핑의 지도 도발, 굴욕 당한 푸틴

지난달 말 중국이 표준 지도를 내놨습니다. 14개 국가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중국은 영토 욕심이 많기로 악명이 높죠. 주변국들과 영토 영해 분쟁을 일으키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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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도를 보면 중국 국토 면적이 960만 제곱킬로미터에서 1045만 제곱킬로미터로 마법처럼 늘어나 있습니다. 원래 영토 크기로 보면 러시아, 캐나다, 중국 순으로 내려가는데 이 표준 지도대로라면 러시아 다음 중국이 2위가 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을 모두 일단 중국 영토라고 표시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 러시아와의 분쟁 지역도 포함돼 있습니다. 볼쇼이 우스리스키 섬 중국명 헤이샤쯔인데요.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삼각주입니다. 서울 면적의 절반 정도 크기의 섬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하바롭스크와 멀지 않은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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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러시아가 섬의 절반을 뚝 잘라서 중국에 나눠주면서 최종적으로 영토 정리가 된 지역입니다.

그런데 국경선 모양을 보면 좀 이상합니다. 보통 하천 기준으로 섬 전체가 한쪽 국가에 속하는데 이건 섬을 반반씩 양쪽 국가가 갈라서 나눠 가졌거든요. 이걸 중국은 이번에 전체 섬이 자기네 땅이라고 슬그머니 지도에 표시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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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를 자세히 보면요. 러시아,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 중국의 바다가 없습니다. 즉 중국은 동해로 나갈 길이 없는 거죠. 중국의 내심을 보면요, '지금 설정된 러시아와의 국경선 인정할 수 없다', 이런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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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찬|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1840년에 아편 전쟁에서 청나라가 패하게 되고 청나라의 국력이 점점 쇠퇴하게 되지 않습니까? 1858년에 러시아가 청을 압박해서 아이훈 조약을 체결합니다. 이 아이훈 조약을 체결해서 아무르강 이북 지역 땅을 전부 다 러시아 땅으로 귀속을 시키죠. 제2차 아편 전쟁이 종료되면서 다시 러시아가 연해주 지역도 러시아 땅으로 넘겨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의 어떤 영토가 확정된 것이죠.

러시아의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 최대 공업지역 하바롭스크, 원래 중국 땅이었던 거죠. 잃어버린 땅을 언젠가는 되찾아와야겠다는 중국의 생각, 이게 표준 지도에 반영돼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블라디미르 밀로프|러시아 전 에너지부 차관

중국의 관료나 전문가, 사회 구성원들과 이야기해 보면, 그들은 러시아가 시베리아와 만주를 부당하게 빼앗았다고 말합니다. 이는 19세기의 불공정한 조약이며, 시베리아와 만주는 중국이 어느 날 되찾아야 할 땅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표준 지도가 나오면서 인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도 졸지에 자기 땅이 중국 땅으로 표기됐는데요. 모두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반응이 이상할 정도로 잠잠합니다. 두 나라가 국경 문제의 공동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아무 문제없다, 이렇게 정신 승리를 하고 넘어가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잠잠한 이유가 뭘까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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