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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표현한 한인 이주기

<앵커>

문화현장 오늘(12일)은 전시소식입니다. 정연두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적인 사건을 소재로 개인과 사회의 역설적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져 왔습니다. 이번에는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들의 이주기를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표현했습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정연두 개인전 / 내년 2월 25일까지 / 국립현대미술관(MMCA)]

열대 식물 형상의 거대한 스피커 아래에 서면 누군가 알아 듣기 힘든 언어로 속삭입니다.

2023년 현재 낯선 나라 한국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겪은 힘들었던 일, 그리운 사람,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905년 영국 상선 일포드호를 타고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 유카탄 주의 수도 메리다에 도착했던 100여 년 전의 한인들의 이야기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인 이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백년초'라는 식물의 설화적 여행기에서 출발했습니다.

[배명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멕시코에서 나왔던 씨앗이 태평양을 건너서 제주도에 이주했다고 하는 그런 백년초 이동 설화에서 또 역으로 한국에서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들의 이주 서사의 소재를 떠올리게 됐고.]

대형 영상 설치작품 '백년 여행기'는 멕시코 이주사에 대한 기록물을 한국의 판소리, 일본 전통음악 기다유, 멕시코의 마리아치의 소리 공연으로 풀어나갑니다.

5m 높이의 두 대의 LED 대형 패널에 멕시코 한국 이민 후손 6가구 12명의 초상을 보여주는 '세대 초상'은 낯선 땅에 뿌리내린 한인 후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우리 모두가 겪는 세대 관계를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정연두/작가 : 얼마만큼 우리의 상상력이 뻗어 나가서 그것을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이 전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2m 높이 벽면에 설탕 뽑기의 형태로 만든 농기구는 설탕의 달콤함의 감각과 뽑기라는 유희, 그리고 제국주의를 촉발한 설탕의 정치학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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