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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걸린 현수막, 무슨 일…'2년 동안 1명 출생' 지방 소도시 근황

전체인구 178명, 그리고 주민 평균연령은 55살인 충남 태안군 내리3리는 인구 감소를 실감하는 작은 도시들 중 하나입니다.

오랜만에 태어난 아기를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이렇게 걸릴 정도인데요.

이 사연의 주인공 부부를 만나봤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건 축하할 만한데 현수막을 이렇게 많이 걸 일이냐고요?

이곳에서는 걸만합니다! 충청남도 태안군 이원면 내리3리, 이름도 생소한 이 마을에서는 80살이 넘지 않으면 노인회관에서 명함도 못 꺼내고.

[거의 한 집에 한 분 사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엄청난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어르신들의 동네로, 이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다니 마을 주민들이 사비를 들여 현수막을 내걸만한 거죠.

[문석훈/지우 아빠 : 퇴원해서 오는 길에 현수막들이 많이 걸려 있길래 그냥 이렇게 운전하고 오다 보는데 갑자기 제 이름이 있는 것 같아서 어 뭐지? 해서 봤더니 여기저기 너무 붙어 있어서 깜짝 놀랐죠. (아내 분도 엄청 감동받으셨을 것 같은데) 감동 반 그리고 야 이거 얼굴 못 들고 다니겠다.]

지난 1일 태어난 지우는 이원면에서 무려 2년 만에 태어난 아기입니다.

지난해 이원면의 사망신고는 약 30여 건, 출생신고는 지우 한 건.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탄생이었다는데요.

[윤용민/태안군 이원면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장 : 1967년도에 8,200여 명까지 인구가 있었다가 지금은 계속 줄어서 현재 약 2,200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제 아기가 2년 만에 탄생을 하다 보니까 화분이나 꽃을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이게 또 선거법에 저촉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현수막까지는 가능하다고 해서.]

[문석훈/지우아빠 : 태안에는요 산부인과가 없습니다. 그리고 소아과도 없어요. 그래서 1시간 20분 정도 거리에 산부인과가 있어서 거기서 이제 출산을 했고요.]

아이가 태어나니 다른 고충도 생겼습니다.

[문석훈/지우아빠 : 저도 이제 아기를 낳다 보니까 인터넷으로 (지자체 지원제도를) 찾아보잖아요. 어디는 (아이가) 태어나면 축하금이라든가 지원을 해준다든가 이런 게 많이 있었는데 태안군은 정부에서 하는 표면적으로 돼 있는 (수준).]

석훈 씨네 부부가 받은 지원은 출산장려금 100만 원, 첫 만남 이용권 200만 원, 분명 적지 않은 돈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기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죠.

게다가 육아 인프라도 부족하니 현금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한데, 인구 감소를 막을 제도 마련은 소멸 위기에 처한 도시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입니다.

하지만, 올해 2월 기준 전국 시군구 가운데 51.8%가 소멸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자, 정부는 해마다 1조 원의 예산을 들여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하고 은퇴자와 귀농, 귀촌 청년들을 위한 지역 활력 타운을 조성하는 등 지방 소멸 막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마음 따뜻한 소식을 전해준 이원면 주민들, 이 마을에는 또 몇 년 뒤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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