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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대입 소수 인종 우대 위헌"…한인 기회 확대?

<앵커>

미국 대법원이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이 혜택을 봐왔는데,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뉴욕 김종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61년 당시 케네디 대통령이 고용 차별 해소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이 시작됐습니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1978년,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대법원에 올라갔지만 합헌 결정이 났습니다.

그런데 45년 만에 대법원이 이 결정을 뒤집은 것입니다.

다양성이 매우 중요한 전통 가치인 미국이다 보니 정치권부터 학생들까지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저는 아주 강력히, 강력히 대법원의 결정에 반대합니다. 소수 인종 우대 입학 정책은 다양성의 모델이 돼왔고, 미국을 보다 좋고, 보다 강할 뿐 아니라, 보다 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멜리이아/하버드대학교 졸업생 : 좋은 대학에 들어갈 완전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단순히 부잣집에서 태어났다는 것 외엔 아무런 자격도 없는 사람들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진영과 주로 흑인과 히스패닉에게 적용되던 이 정책으로 높은 성적을 받고도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받아왔던 아시아계 학생 등은 역차별이 끝났다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케니 슈/시민단체 대표 : 여러분, 우리는 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하버드대학교에 비율과 관계없이 입학해야 하는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아시아계 학생들이 2배는 더 많이 공부하기 때문이죠. 인종 문제가 아닙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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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뉴욕 연결해서 더 알아보겠습니다.

김종원 특파원, 이렇게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대법원이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까요?

<기자>

현재 미국 대법원 구성이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다, 그래서 이런 판결이 나왔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하버드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던 아시아계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좀 다른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아시아계도 미국에서 소수 인종이지만, 이 정책의 수혜자는 대부분 흑인과 히스패닉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지 분위기를 잘 아는 입시 컨설팅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알렉스 민/아이비리그 입시 컨설팅 전문가 : 한국인들이나 아시안들은 다 알고 있었거든요. 미국 아이들(흑인·히스패닉)보다, 미국 친구들보다 훨씬 더 높은 점수가 필요하고 더 열심히 준비를 해야 미국에 아이비리그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요.]

<앵커>

그럼 미국에 사는 한국계 학생이나 또 유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의 기회가 더 생길 것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대법원 판결이 막 나온 만큼 당장은 조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결정을 따르면서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자기들이 지향하는 다양한 학생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경제 상황이나 사는 지역 같은, 인종과는 또 다른 기준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해석입니다.

당장 하버드대학교도 이런 뜻을 내비치는 발표를 했는데, 한 번 들어보시죠.

[클로딘 게이/하버드 총장 내정자 : 대법원의 판결을 따를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가치관이 바뀌진 않을 겁니다. 우리는 다양한 지식인 공동체가 학문적 성취에 절대적이란 믿음을 계속 키워나갈 겁니다.]

다만 유학생 같은 경우에는 외국 학생 정원으로 별도의 기준을 적용받아서 이번 규정의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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