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해역까지 도달하면, 국내 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입니다.
최근 그 직격탄을 소금이 맞았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이 오염수 방류 전에 소금을 확보해둬야 한다며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소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또 소금 사재기가 시작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치솟는 소금 가격, 정말 소금 사재기가 시작된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4월 평균 가격은 1만 3,740원이었는데, 6월 첫째 주 1만 7,807원, 무려 29.6%가 올랐습니다. 불과 한두 달 새, 이렇게 소금값이 치솟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사재기를 의심할 만합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5월 기준, 10년 치 기상 자료와 생산량 자료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목포 지역 강우 일수는 12일이었습니다. 10년 평균은 8일입니다. 최근 10년 새 강우 일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달 생산량은 4만 3천t입니다. 최근 10년 5월 평균 생산량인 6만 3천186t의 70% 수준입니다. 생산량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소금값 폭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유통업자 사재기는 유통업자들이 의도적으로 공급량을 줄여서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다 파는 걸 뜻합니다. 염전이 가장 많은 전남 신안군에 물어보니까, 그런 정황은 없다고 합니다. 소금은 이력제를 하고 있어서 출하할 때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파악이 쉬운데, 특정 유통업자들이 대거 사들이고 묶어두는 상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지금은 소금 생산량이 많이 줄어서 사재기를 할 물량도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소금 사재기 관리 기준은 염전 2만㎡(6천 평) 1년 치 생산량인 27t을 한 번에 사들일 때로 보고 있습니다. 트럭 1대에 20kg 소금 1천350포를 싣는데, 이 정도면 트럭 10대에 싣는 양이라고 합니다.
이걸 한 번에 사들이려면 최소 2억 원을 현금 지불해야 하고, 가격이 최고점을 찍는 가을 김장철까지 보관비, 대출받아 샀으면 대출 이자까지 이것저것 감안하면 경제적 유인이 없다고 합니다. 유통업자 입장에서도 이익이 많이 발생해야 사재기를 할 텐데 한 번에 2억 원을 지불하고, 가을철까지 버는 돈 없이 버틸 수 있는 유통업자는 많지 않다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