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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범죄' 첫 인정…"500만 달러 배상하라"

<앵커>

27년 전, 성폭력 의혹으로 민사소송을 당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배심원단이 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66억 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성폭력 의혹 가운데 처음으로 법적 책임이 인정된 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김종원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흑백 사진 속 트럼프와 트럼프를 바라보며 웃는 여인, 법정에 출석한 트럼프에게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묻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전 대통령 : 이 여자는 '말라'네요. 제 전 부인이요.]

[원고 측 변호사 : 지금 지목한 그 사람은 (전 부인이 아니라) E. 진 캐롤(원고)이에요.]

지난 1996년,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작가 E 진 캐롤.

그러나 트럼프는 캐롤과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면서도 자신의 전 부인의 이름을 대며 이 여성을 모르는 척한 겁니다.

2019년 캐롤이 성폭력을 폭로한 이후 트럼프는 줄곧 그녀를 조롱하며 혐의를 부인했는데, 법원에서도 이런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전 대통령 : 그녀(캐롤)는 전혀 벌어진 적도 없는 일을 제가 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미치광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요. 그녀는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100% 진실입니다.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이런 발언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배심원단은 성폭행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성추행과 폭력은 인정했습니다.

또 트럼프가 성폭력을 부인하며 '사기', '미치광이' 등의 표현을 쓴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500만 달러, 우리 돈 66억 원의 징벌적 배상을 명령했습니다.

트럼프의 수많은 성 비위 의혹 중 법정에서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는 마녀사냥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 결과가 트럼프의 대선 행보에 지장을 줄 거라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형사가 아닌 민사재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지자들이 트럼프에게 거는 도덕적 기대감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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