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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작년 로또 1등 당첨자 129명에게 물었다…"복권 왜 샀나"

최근 2년, 로또 1등 당첨자 상대 설문조사 입수

[취재파일] 작년 로또 1등 당첨자 129명에게 물었다…"복권 왜 샀나"
부자들은 뭘 먹고, 뭘 입을까. 또 돈을 어디에 쓸까. 일반 사람들이 늘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대중에게 자신을 제법 드러내고 있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SNS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입니다.

그에 못지않게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있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들은 과연 무슨 꿈을 꿨을까, 그 돈으로 뭘 할까 같은 궁금함이죠. 이게 재벌 회장님들에 대한 궁금증과 차이가 있다면 아마 '야나두(야, 나도 할 수 있어)'가 아닐까 합니다. 내가 오르지 못할 나무이냐, 나도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나무이냐 정도의 간극이랄까요.

하지만 로또 1등 당첨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을 충족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만큼 그들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신원을 공개하는 그 누구라도 형사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나도 나무에 오르려면 그들이 행운을 거머쥐기까지 일련의 서사를 좀 알아야 할 텐데,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으니 답답할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복권사무처에 따르면 복권 사업자 측에서 로또 1등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합니다. 얼마 전 SBS가 보도한 뉴스가 바로 최근 2년간 '로또 1등 당첨자 설문' 결과입니다. 물론 응답은 자율적이라 질문마다 대답한 당첨자 총 인원이 다 다릅니다. 통계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자료이고 외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하는 비책'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로또

지난해 '1등 당첨자 설문'에 따르면 복권을 사게 된 이유(129명) 중 최다가 <거액의 당첨금을 기대해서>였습니다. 그 다음이 <즐거운 상상을 하며/재미로>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좋은 꿈을 꿔서>라는 응답은 3위였습니다. 복권 사업자 측은 그렇다면 무슨 꿈을 꿨는지도 물었습니다. 1위는 <동물 꿈>, 2위는 <조상 꿈>이었는데 재작년과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어떤 동물이었는지' 설문 내용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돼지라고 추측은 되지만, 혹시 다른 동물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작년과 달라진 응답 중에 눈에 띄는 게 또 하나 있었습니다. '당첨금을 어디에 쓸 건지(94명)' 물었더니 <대출금 상환>이 가장 많았습니다. 재작년 같은 질문(215명)에는 <주택/부동산 구입>이 1위였는데 말이죠. 그만큼 작년에는 고금리에 서민들 허리 많이 휘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당첨자들의 직업군에 눈이 갔습니다. 행운의 주인공들은 직업이나 보유 재산 정도를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설문에 응한 인원이 50-60명대에 불과했습니다. 직업을 묻는 질문(64명)에 <생산직, 운수, 단순 노무직>이 1위를 차지했고, <자영업자>가 2위, <사무직>과 <서비스직>이 공동 3위를 차지했습니다. <가정주부, 학생>은 4위였는데 3위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당첨 사실을 누구에게 알릴 건지(77명)'도 관심 가는 질문입니다. 40%가 <배우자에게 알린다>라고 가장 많이 답했는데, 26%로 2위를 차지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다>를 넉넉히 제쳤습니다. 재작년 같은 질문(178명)에도 47%가 <배우자에게 알린다>로 1위였고, 28%가 <아무에게 알리지 않는다>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제 주변에 물어보니 반응이 극과 극이었습니다.

"그래도 절반 가까이는 배우자에게 알린다는 거네."와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사람이 절반도 안 되네." 여러분 생각도 이렇게 갈릴지 궁금하네요.

전체 설문 결과를 보고 싶다고 하시는 요청이 많아, 설문지를 첨부합니다. 설문지는 SBS 취재 결과이오니 인용할 때 반드시 출처를 다셔야 합니다. 이 자료를 통해 '행운의 주인공들'에 대한 여러분의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충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1등 당첨자 통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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