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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간다"는데 사라질 위기…딱 12채 남았다

<앵커>

경기도 파주에는 돌기와로 지붕을 얹은 특이한 형태의 근대 한옥이 몇 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색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지만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는군요.

서쌍교 기자입니다.

<기자>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에는 희귀한 한옥이 한 채 있습니다.

전통 기와집을 닮았지만, 기와 대신 얇은 돌을 쌓은 돌기와 집입니다.

두께 1cm 안팎의 청석을 물고기 비늘형태로 촘촘하게 엮어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집주인 할아버지가 60여 년 전에 충북 보은에서 직접 구해와 초가집 대신 지었습니다.

[민광진(84)/파주시 광탄면 : 64년됐죠, 제가 스무 살에 지었어요. 초가 지붕을 돌기와로 바꾼 거죠.]

500m쯤 떨어진 곳에도 돌기와 집이 한 채 있습니다.

1972년 지은 모습 그대로지만, 주인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후손들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형주/故人 며느리 : 아주 포근하고 수리할 일 없게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큰 어떤 문제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돌기와 집은 초가와 기와집 중간형태의 가옥으로 강원도와 충청도 일부 지역, 북한 개성 일대에서 주로 전해왔고, 1960년대 전후의 지붕개량 사업 당시에도 꽤 지어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주에 10채, 남양주에 2채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돌기와는 오래간다고 해서 천 년 기와라 불렀습니다.

[신민경/파주시 학예연구사 : 천 년을 지속한다고 할 정도로 한번 기와를 올리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그렇게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돌기와 집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재료 구하기가 어렵고, 시공 기술자도 찾기 어렵습니다.

충북 옥천에 있는 국내 유일의 청석 채석장은 일반 주거목적의 돌기와를 찾는 소비자는 요즘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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