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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시대 도래…"이젠 발달하는 뇌 부위가 달라질 것"

<앵커>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등장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요. 특히 교육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인데, 그동안의 교육방식 그러니까 개념을 정리하고 잘 기억하도록 하는 건 의미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학습 능력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 부분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먼저 백운, 이경원 기자입니다.

<이경원 기자>

미디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강유진 씨.

평소 전혀 몰랐던 주제인 '데이터 마이닝'의 개념과 사례, 전망을 포함해 A4 용지 2장 분량으로 작성하라는 과제를 내봤습니다.

강 씨가 챗 GPT에게 던진 질문은 단 4개.

인터넷 번역기를 사용해 영어로 질문하고, 영문 답은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과제를 완성하는 데 단 30분이 걸렸습니다.

[강유진/대학생 (SBS D탐사제작부 인턴) : 자료 조사를 따로 안 해도 그냥 질문만 넣으면 여기(챗GPT)에서 요약을 해서 나와서 실제 과제 할 때도 활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과제물을 본 교수의 평가, 합격입니다.

[이경전/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 답을 잘했는데 이런 것들은 굉장히 잘하죠. 왜냐하면 데이터 마이닝에 관련된 문서가 굉장히 많이 있고….]

학생들이 챗GPT에 쉽게 의존할 수도 있는 상황, 실제 미국 뉴욕시는 초·중·고 공립학교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챗GPT의 기능을 요약하면, 흩어져 있는 지식을 논리적인 말로 잘 정리해 주는 겁니다.

이대로 두면 학생들 지적능력이 저하되는 건 아닌지 우려도 나오는데 어떨지, 뇌과학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이경원 기자>

우리 뇌에서 지식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말로 표현하게 하는 곳,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입니다.

챗GPT는 여기서 하는 일을 대신해 주는 겁니다.

결국 챗GPT 때문에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을 잘 안 쓰면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법 한데, 취재진이 만난 뇌 과학자, 이런 비유를 했습니다.

[김대수/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 알파고가 바둑을 굉장히 잘 두고 인간을 넘어서니까 (바둑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을 했잖아요. 그런데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바둑 기사들이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까 실력이 늘어요.]

인간의 뇌 만만치 않다, 처한 환경에 늘 잘 적응해 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챗GPT를 통해 잘 정리된 지식을 보면 우리 뇌는 안주하는 게 아니라, 이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려고 하고, 여기서 만족감을 느끼잖아요? 시상하부 부분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만족스럽지?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 계속 만들어 봐" 이런 신호를 보낸다는 겁니다.

이른바 '동기 부여'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역사에서 인간의 뇌가 진화했던 이유입니다.

그러면 그 결과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전두엽의 연합 영역이 발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대수/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 사람이 어떻게 인공지능을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발달하는) 뇌 부위가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공부 방식은 시간을 좀 줄이고, 더 재밌고 창의적인 일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혁한다면….]

<백운 기자>

따라서 인공지능이 정리한 지식을 창조적 아이디어로 확장하도록 동기 부여할 수 있게, 교육 커리큘럼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합니다.

[전창배/사단법인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 (지금까지) 어떤 답을 찾는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질문을 찾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고요.]

경희대 이경전 교수는 당장 올해부터 챗GPT를 활용한 오픈 북 시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초·중·고 발달 단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둬야겠지만,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사용자인 인간이 불완전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같이 연구하자는 취지입니다.

[이경전/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 써보는 순간 인공지능이 이만큼 잘하기도 하고 이만큼 못하기도 하고 오히려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더 개발하고 개선하려는 그런 노력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전창배/사단법인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 : 인공지능을 과신할 필요도 없고 또 인공지능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행복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이렇게 활용한다면 인류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챗GPT를 필두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닥뜨린 우리 교육, 공존을 위한 전환을 모색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김태훈·양현철, 영상편집 : 김인선, CG : 서현중·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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