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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 권 지폐는 왜 안 나올까?"…한국만 '이 체계' 따른다

세뱃돈 고민에 3만 원 권 지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SNS글이 최근 화제를 모았는데요.

사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2로 시작하는 액면금액이 없습니다.

20달러나, 20유로 같은 액면 체계가 왜 우리나라에는 없는 걸까요?

지난 2일, 가수 이적이 SNS에 올린 3만 원 권에 대한 글이 화제였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3만 원 권 지폐가 나오면 좋을 듯싶다. 1만 원에서 5만 원은 점프의 폭이 너무 크다. 1,3,5,10 이렇게 올라가는 한국인 특유의 감각을 생각해 보면 3만 원 권 지폐는 필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나타냈는데요.

[강성진/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 대학생 정도면 5만 원 이렇게 준단 말이에요. 그럼 초등학생 이제 만원 주잖아요. 그러면 이제 우리가 지갑에서 꺼낼 때 2만 원이나 3만 원짜리가 있으면 한 장씩만 주면 되잖아요. 근데 이제 우리 애기들 보면은 자기는 한 장 주는데 왜 저기는 (만 원짜리) 두 장 주냐 이렇게 우는 애들도 있거든?]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2로 시작하는 액면 금액이 없는 나라이기도합니다.

화폐의 액면 체계는 액면 배열 체계로, 화폐 사용습관이나 지급결제 수단 등 여러 요인을 반영해서 결정합니다.

우리나라는 1,5 체계를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는 1,2,5 체계를 미국과 캐나다는 1,5와 1,2,5를 조합한 체계를 따르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국가에서 1과 5 사이의 중간 액면으로 2를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와중에도 1,5 체계를 따르고 있는 것이죠.

[왜 우리나라만 1,5 체계인 걸까]

[유태경/한은 화폐연구팀 과장 : 먼저 일제강점기 전후로 액면 체계가 구축이 되면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빠르고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 우리 사회의 특성도 크게 반영이 된 걸로 보이는데요.]

각 액면 체계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2,5 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가 편리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정 금액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화폐의 최소개수를 계산해 보면 수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화폐의 액면이 다양해지면 현금을 결제하는 사람도, 돈을 거슬러 주는 사람도 더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화폐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데요.

액면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각각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변조 화폐로 인한 범죄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한편, 1,5 체계는 1,2,5 체계의 장단점을 반대로 가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액면 종류의 차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어서 위변조 화폐 범죄를 방지하는 데에 효과적이고 화폐 제조 및 관리비용이 1,2,5 체계에 비해 상당 부분 절감됩니다.

거래 편의성과 효율성은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죠.

그럼 2로 시작하는 새 액면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요?

[유태경/한국은행 화폐연구팀 과장 : 새로운 액면 권이 도입되면 단기적으로 국민들이 상거래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ATM이나 전산 교체 비용 등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도 함께 고려를 해야 됩니다.]

전자화폐가 워낙 상용화된 시점에 의미 있는 논의일까 싶기도 했지만 화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발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2만 원 권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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