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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아래 기적처럼 남은 글자…감악산 비석 비밀 풀었다

<앵커>

파주 감악산 정상에는 탑의 글자가 모두 지워진 오래된 비석이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비석인지 몰랐었는데, 이번에 새로 글자가 확인되면서 신라 진흥왕 순수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쌍교 기자입니다.

<기자>

파주 감악산 정상의 비석에서 탁본 작업이 한창입니다.

전문가들이 파주시 의뢰로 감악산 비석을 정밀 조사하는 겁니다.

탑은 오랜 세월 비바람과 눈보라에 쓸려나가고, 총탄에 상처까지 입었습니다.

탑의 표면은 평균 6mm가량 깎여 나간 것으로 추정합니다.

조심스러운 작업 끝에 탑신 하단에서 희미하게 남은 글자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박홍국/경주 위덕대 연구교수 : 전형적이라고 할 때 쓰는 법 전(典)자인데, 삼국시대 신라 비석에 이 법 전자 나오는 비석이 꽤 많이 있습니다.]

글자가 모두 떨어져 나간 몰자비로 인식됐던 비석에서 글자를 확인한 겁니다.

6차례 현장을 조사한 박홍국 교수는 비석 받침돌 사이에 자란 풀이 글자의 마모를 막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전(典)자는 568년에 각각 세워진 북한 황초령과 마운령의 신라 진흥왕 순수비에 사용된 예가 있습니다.

조사팀은 이 비석도 진흥왕 순수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비갓을 씌웠던 점이나 비신의 크기가 국보인 북한산 순수비와 닮았다는 겁니다.

[김선덕/(주)서진문화유산 대표 : 북한산순수비와 이 비석을 (샘플)조사를 해보면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악산 비신의 높이는 167cm, 두께 20cm, 상단부 너비 76cm에 이릅니다.

하지만 누가 언제 왜 세웠는지는 앞으로 밝혀내야 할 과제입니다.

감악산 정상부는 군사적 요충지로, 삼국시대 보루성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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