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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11/7) : 참사 책임은 "통감", 사퇴는 "없음"

스브스레터 이브닝(11/7) : 참사 책임은 "통감", 사퇴는 "없음"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고 정치권에서 책임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는데요, 참사 지휘계통에 있는 책임자 다수가 국회에 출석했네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특히 야당 의원들은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출석한 책임자들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참사 초기보다는 자세를 낮췄지만, 사퇴할 뜻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이상민 "사의 표명한 적 없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민주당 천준호 의원으로부터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을 받고 "사의 표명한 적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실과 의논한 적도 없다고 하네요.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라는 입장이죠.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상민 행안장관 (사진=연합뉴스)
◇ 천준호 민주당 의원: 이상민 장관은 이태원 참사를 예 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는커녕 그동안 보면 사태를 축소하기 바빴고 책임 회피성 발언 그리고 국민들에 게 상처를 주는 망언을 쏟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만으로도 장관이 파면감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혹시 대통령께 장관님 사의를 표명한 바 있습니까?
◆ 이상민 장관: 국민의 안전은 정부의 무한책임이라고 생각하고요, 대통령께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 천준호 민주당 의원: 대통령께 사의 표명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 이상민 장관: 사의 표명한 적은 없습니다.
◇ 천준호 민주당 의원: 그럼 대통령실과 그것과 관련해서 의논한 바 있습니까?
◆ 이상민 장관: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지금 당장은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이네요.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 경찰 소방력 대응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다시 사과했습니다. 이 발언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책임 회피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는데요, "당시 기자가 '경찰 병력을 더 많이 배치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취지로 질문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올바른 대비를 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어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마음의 책임?…또 비판받은 박희영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도 오늘(7일) 국회 행안위에 나왔는데요, 박 구청장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사퇴할 뜻을 표명하지는 않았네요. 

박 구청장은 심경을 묻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질문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 전한다. 시간 되돌릴 수 없다는 애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에 죄송한 마음이다. 현장 도착해서 긴급 구조활동 벌이고 대책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유가족 또 상처드릴까 봐 언론 질문에 답변 못드렸다. 죄인의 심정이다. 구청장으로서 책임 회피하지 않고 진상규명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조 의원이 책임과 관련해 추가 질문에 나섰는데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물었죠. 이에 대해 박 구청장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구청장의 무한한 책임 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 의원이 또 물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이냐"고 하자 박 구청장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고만 답하면서 어색하게 넘어갔죠. '마음의 책임'이라고 했으니까 사퇴할 뜻은 없다는 것으로 이해가 되네요.

레터용 박희영 구청장
◇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책임 회피하지 않겠다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죠?
◆ 박희영 용산구청장: 구민 지켜야 한다는 구청장 책임 면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을 말하는 겁니까?
◆ 박희영 용산구청장: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제 마음의 책임입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참사를 처음 알게 된 경위와 관련해서는 "주민에게 밤 10시 51분에 문자를 (받았다)"고 했는데요, 현장에 공무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공무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핼러윈을 앞두고 열린 용산구청 긴급 대책회의를 부구청장이 주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취임 4개월 차 구청장읻.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라고 해명했습니다. 
 

'선 수습 후 문책' 기조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은 아침에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했는데요, 국가 애도기간 종료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의를 주재한 거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선 수습 후 문책'이라는 정부의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죠.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우리 사회의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신속한 보고체계에 관해 전반적인 제도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하여 진상 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부실 대응 정황이 드러난 경찰 수뇌부에 대해서는 감찰과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될 것으로 보이네요. 윤희근 경찰청장을 포함해 경찰 수뇌부가 문책성 인사를 피하기 어려울 듯하네요.    
 

경찰만 옷 벗으면 제대로 된 문책?


민주당은 윤 대통령 공식 사과와 전면적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상민 장관을 넘어 한덕수 총리 사퇴도 압박하며 공세를 끌어올리고 있죠. 정리해 보면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과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책임 주체를 경찰로 한정하면서 '선 수습 후 문책'(또는 '선 진상규명 후 인적쇄신' ) 입장을 강조하고 있죠. 총리 경질까지 꺼낸 야당의 요구에 선을 긋고 있는 거죠. 

경찰 수뇌부가 책임지는 건 당연시되고 있는데요, 여권에서는 더 이상의 인적쇄신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장관에 대해서도 유임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여론이 악화할 경우 재난 대응 책임자인 이 장관을 유임하기 어려울 수 있다'거나 '그 경우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나'는 등의 추측만 무성하네요.

경찰만 줄줄이 옷을 벗게 하면, 제대로 책임지우는 걸까요? 경찰만 희생양 삼거나 꼬리 자르는 건 아닐까요? 인적 문책의 범위가 부실 대응 등 1차적인 잘못에 한정되는 건 아닐까요? 
      
레터 한컷 1107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남 몰래 거액의 성금을 내는 '이름 없는 천사'가 있는데요, 이 천사가 모금회 사무실 앞 성금함에 손편지와 함께 1천만 원을 놓고 사라졌다고 해요. 편지에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에게 어떤 말도 위로의 말이 될 수 없기에 그냥 같이 슬퍼하고 그냥 같이 울겠습니다. 약소하나마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유가족분들께 전달되길 바랍니다"고 성금을 낸 동기 등이 적혀 있네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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