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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11/2) : 112 신고 묵살에 국민 분노지수↑…거취 압박받는 이상민

스브스레터 이브닝(11/2) : 112 신고 묵살에 국민 분노지수↑…거취 압박받는 이상민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이태원 참사 한참 전부터 시민들이 위험한 상황을 112 신고를 통해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이 신고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112 녹취록 공개 이후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죠. 근데 부실 대응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네요. 추모 정국도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특히 여권에서도 이상민 행안장관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계속 드러나는 부실 대응


참사 약 4시간 전부터 현장의 급박한 상황이 112 신고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찰에  접수됐지만, 경찰이 부실 대응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죠. 어제(1일) 공개된 112 녹취록을 보면 11건의 각기 다른 신고에서 '압사'라는 단어가 모두 9번 나왔다고 해요. 

하지만 경찰은 11건 가운데 4건의 신고에만 현장 출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자체 규정에 따라 긴급 출동하도록 돼 있는 '코드0'나 '코드1'으로 분류된 신고에도 출동하지 않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죠. 

오늘(2일)은 부실 대응 사례가 더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이 참사 이전에 신고받은 11건 가운데 2건만 소방당국에 대응을 요청했는데요, 소방당국이 신고자와 통화한 뒤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네요.

정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112 신고 녹취록

또, 소방이 참사 관련 첫 신고를 받은 게 밤 10시 15분인데요, 이 내용이 행정안전부 종합상황실로 접수된 것은 30여 분 지난 밤 10시 48분이라고 해요. 현장 상황이 매우 긴박했다는 걸 감안하면 이 보고도 너무 늦은 거죠.

근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그로부터 다시 30분 지나서야 참사를 알게 됐다고 해요. 행안부 상황실이 밤 11시 19분에 내부 알림 문자를 보냈는데요, 이 장관은 그 문자를 통해 처음 참사를 인지했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에요. 

레터 이태원 그래픽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현장 도착도 너무 늦었는데요, 최초 현장 도착 시간이 밤 11시 20분이라고 복지부가 공개했죠. 소방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 밤 10시 15분이니까 첫 접수된지 1시간 넘게 지나서 재난 의료지원팀이 도착했다는 얘기죠. DMAT(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은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출동하는 의료지원팀인데요, 전국 재난거점병원별로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된다고 해요.

재난 상황에 대한 전달 체계가 여러 곳에서 막힌 건데요, 원인을 역추적하다 보면 경찰의 112 신고 묵살로 올라가죠. 112 신고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지적에 경찰이 할 말이 없어 보이네요.
 

윤 대통령은 첫 보고를 언제 받았나?


윤 대통령은 언제 보고받았을까요? 대통령실이 오늘(2일)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밤 11시 1분에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했네요.

첫 보고 전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네요. "지난 29일 밤 10시 15분에 사고가 발생했고, 38분 뒤인 밤 10시53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했다. 사고 상황을 확인한 국정상황실장은 밤 11시 1분 윤 대통령께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사고 내용과 사상자 발생 가능성 등을 보고받고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밤 11시21분 첫 지시를 내렸다"는 게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 설명입니다.

브리핑 하는 이재명 부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첫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되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됩니다. 배포 내용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후 밤 11시 54분 대통령은 부상자에 대한 보고가 들어옴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응급 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 의료팀을 파견하고 인근 병원에 응급 병상 확보를 신속하게 실시하라고 추가 지시를 내립니다. 행정안전부에도 모든 관계부처 기관와 함께 피해 국민에 대한 신속한 구급 치료를 실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지시사항을 내렸습니다.

소방청→국정상황실→윤 대통령. 이런 라인으로 보고됐다는 건데요, 첫 보고는 소방에서 올라갔다는 거죠. 그래서 기자들이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경찰 보고는 받은 게 없나"고 물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로 보고가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 첫 보고 이후 다양한 채널로 보고 받고 상황을 점검했다"면서 즉답은 피했습니다.
 

경찰이 경찰 수사, 믿을 수 있나?


국민적 분노가 치솟자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가동했는데요,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고 해요. 특수본은 참사 전 4시간 여 동안 11건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직무상 책임을 다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하네요.

경찰, '이태원 참사' 서울경찰청 등 압수수색 (사진=연합뉴스)

특별수사본부는 경찰 잘못을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를 의식해 윗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독립적 수사기구로 운영된다고 해요. 하지만 지구대부터 경찰청장까지 신뢰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독립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 들고, 또 독립적 수사가 이뤄진다 해도 수사 결과를 국민이 받아들일지도 모를 일이죠.

수사가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행안부가 112 신고 대응체계 혁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뒷북 대책까지 내놓았습니다. 뒷북 사과 이은 뒷북 대책인데요, 모든 게 떠밀린 듯 한두 박자 늦다 보니 참사의 책임규명과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죠.      

정책 참고자료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정국 전망과 대응 방향을 자세히 적은 '정책 참고자료'를 만든 사실이 SBS를 통해 보도됐는데요,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사찰'이라고 반발하는 등 큰 파장이 일고 있죠. 경찰의 '정책 참고자료' 문건을 보면 ▲정부 부담 요인에 관심 필요 ▲주요 단체 등 반발 분위기 ▲온라인 특이여론 등 5개 주제로 구성돼 있고, 정부 대응 방향도 제시하고 있죠.
 

"이상민 자진 사퇴"…'경찰국' 부메랑? 


112 녹취록과 '정책 참고자료' 문건이 공개된 이후 여론의 분노 지수가 높아지면서 정국에도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 관련 책임자의 파면을 공식 요구하며 대여 공세에 수위를 끌어올렸는데요, 여권의 기류도 급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 이상민 행안장관은 참사 수습 후 자진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안 의원은 "112신고 녹취록을 보면 조금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윤희근 청장) 본인 스스로도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정책 참고자료'로 위장된 정치 문건을 만든 사실"이라며 "사실상 사찰로 볼 수도 있는 일"이라고 SNS에 적었죠. 그러면서 이 장관과 윤 청장에 대해 자진 사퇴와 경질을 요구한 건데요, 이런 요구는 국민의힘 당내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안철수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시 경질해야합니다.
112신고 녹취록을 보면 조금도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정책 참고자료'로 위장된 정치 문건을 만든 사실입니다. 보도를 보면 일부 시민단체가 내부회의를 통해 대응계획을 논의중이라는 사실까지 적었습니다. 사실상 사찰로 볼 수도 있는 일입니다.
(..) 윤희근 경찰청장은 즉시 경질하고 사고 수습 후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자진 사퇴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경찰의 부실 대응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네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왜 충분한 현장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고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가애도)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죠.

대통령실은 '선(先) 수습'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인사 조치를 검토한다는 말이 흘러 나오고 있네요. 이 장관을 사퇴 혹은 경질한다면 '참모진 동시 교체' 가능성 있다는 말도 있는데요, 인적 개편을 통해 국정 쇄신을 꾀할 거라는 거죠.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거취 문제

이상민 행안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강행한 게 부메랑이 됐다고 봐야 할텐데요, 경찰국 신설로 행안부 장관이 경찰 지휘하고 인사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죠. 경찰에 대한 직접 통제권을 행안부 장관이 가지게 됐으니까 경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행안장관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거죠. 행안장관과 경찰청장은 결국 한 배를 탄 운명인 거죠.

레터용 한컷 1102

총리 출신의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입국했는데요, 일한협력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방문했다고 해요. 오늘(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고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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