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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10/26) : "이유는 모릅니다"…국정원 2인자 사퇴의 미스터리

스브스레터 이브닝(10/26) : "이유는 모릅니다"…국정원 2인자 사퇴의 미스터리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정원 2인자,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검찰 그룹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데요, 임명된 지 다섯 달도 안 돼서 갑자기 물러났네요. 대통령실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윤 대통령 측근이 돌연 사퇴했다는 점, 사퇴 시점이 국정원 국정감사와 겹친다는 점, 상관인 국정원장 건너뛰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 등 때문에 '뭐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죠.      
 

국정감사 직전에 나온 조 실장 사퇴 뉴스  


아침에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자들이 확인하느라 바빠졌죠. 정치권에서 '조 실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는 말이 나오더니 대통령실에서 '조 실장이 어제(25일) 사의 표명했고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레터영 국정원 국감

오늘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는데요, 국정감사 직전에 사퇴한 거죠. 그래서 조 실장은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았고요.

조 실장은 지난 6월 초에 국정원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2인자, 기조실장으로 발탁됐으니까 재임 기간이 4개월 남짓밖에 안 돼요. 재임 기간이 짧다는 점, 국정감사 직전에 사퇴했다는 점 등 때문에 사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사퇴 배경과 관련해서 궁금증을 키우는 점은 더 있습니다. 
 

국정원장 건너뛰고 사의 표명


국정감사장에서 국정원장이 설명한 내용을 볼까요. ▲ 조 실장이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 ▲ 김규현 국정원장은 대통령실에서 사후 면직 사실을 통보받았다 ▲ 조 실장의 사의 표명 이유는 모른다(또는 밝힐 수 없다). 김규현 국정원장이 조 실장 면직과 관련해 정보위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에요.  

국정원 국감은 언론 취재가 제한돼 있어서 기자들이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전하는 말을 취재해서 보도하는데요,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국정원장이 어제 (밤)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조 실장 사의 표명)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았고, 그래서 (대통령실로부터) 면직 처리됐다"면서 "조 실장이 직접 원장에게 사의 표명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기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도 "(김규현 원장이 조 실장 사의를) 유선으로 통보를 받았고, 용산(대통령실)으로부터, 담당 비서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비슷하게 설명했네요.

조 실장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서는 유상범 의원과 윤건영 의원의 말이 조금 다른데요, 유 의원은 '국정원이 파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고 윤 의원은 '국정원이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 유상범 의원: 조상준 실장의 면직 사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파악될 뿐 구체적인 의원면직 이유는 국정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답변 들었습니다. 
◆ 윤건영 의원: 사임 이유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국감 상황 지켜봐야 합니다. 

국정원이 조 실장 사임 이유를 모르는지, 알면서 밝히지 않는지 아직은 정확치 않네요. 또 하나 궁금한 대목이 있는데요,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사의 표명했다는 점이죠. '국정원장 패싱' 아니냐는 지적을 국정원 관계자가 일축했는데요,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원장이 임명권을 갖고 있다면 원장 패싱이지만, 임명권자에게 '내가 그만둔다'고 보고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원장 패싱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이 임면권자라는 원칙적인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직속상관에게 먼저 거취를 표명하는 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죠.
 

대통령실 "일신상의 이유"


조 실장 사의 배경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죠. 기자들도 대통령실에 질문 공세를 폈는데요,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답변은 '일신상의 개인적 사유'라면서 다른 여러 설에 선을 긋고 있네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선 면직 과정을 정리했는데요, 설명은 이렇습니다. "조상준 실장이 대통령실 유관 비서관에서 사의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 대통령이 사의 표명 수용함에 따라 국정원장은 인사혁신처에 면직 제청했다. 대통령이 어제(25일) 저녁 재가했다. 면직 일자는 오늘(26일)이다"  

사의 배경에 대해선 "개인적 사정으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그것이 수용된 것이다" "개인적 사유이기 때문에 저희가 더는 밝히지 않겠다"고 했네요. 기자들이 질문을 바꿔가며 사의 배경을 물었지만 대통령실은 같은 답변을 반복했죠.

용산 대통령실 청사
◇ 기자: 국정원장한테 먼저 이야기 안 하고 대통실에 바로 이야기하는 게 좀 이상합니다. 인사 문제 갈등설도 있는데요. 
◆ 대통령실 관계자: 사의 표명 사유는 조금 전 말씀드린 것처럼 일신상의 사유입니다. 더 보탤 말 없습니다. 임면권자는 대통령이고 대통령 의사 확인이 먼저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런 프로세스에 따라서 절차가 이뤄졌습니다. 
◇ 기자: 국정원 국정감사 전날 사의 표명한 것에 대해 설명 필요한데요, 정말 개인적 문제인지 비위와 관련된 건지요?
◆ 대통령실 관계자: 같은 답변을 드리는데 일신상의 사유는 개인적 사정입니다. 더 이상은 제가 알지 못 합니다. 국정원 국감과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 기자: '여의도 지라시(정보지)가 난무한다. 사실관계 확인이 가능한가요?
◆ 대통령실 관계자: 지라시를 근거로 답변하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해 보입니다. 
 

국정원장과 갈등설 등 추측 난무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전 원장은 국정원 내막을 잘 알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자들이 취재했지만 박지원 전 원장은 SNS를 통해 "국정원 왕실장 조상준 기조실장께서 국정감사 개시 직전 사의 표명했다는 TV 속보에 저도 '깜놀'했다"면서 잘 모른다고 썼네요. 

박 전 원장은 다만 "인사 문제로 원장과 충돌한다는 등 풍문은 들었지만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고 했는데요, 인사 문제로 인한 갈등설을 제기했지만 근거가 '풍문'이어서 신빙성은 낮다고 봐야겠네요.

국민일보는 인터넷판에 '[단독] '尹측근' 조상준, 갑작스런 사의…"건강이상 때문"'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요, 건강 문제가 사의의 배경이라는 거죠. 주로 여권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인용된 여권 인사의 말을 볼까요. "조 실장의 건강이 최근 악화됐다. 건강 이상이 사의의 결정적 원인으로 안다" "건강 이상에다가 인사권 등을 놓고 김규현 국정원장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김 원장과 갈등도 있었지만, 사의를 표명할 만큼 심각했던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 조 실장이 사의를 결심한 것은 건강 이상 때문이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대통령실 설명에도 의혹 증폭


조 실장은 1999년 검사로 임관한 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하면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고 해요. 당시 수사팀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여했는데요,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때 수사팀은 모두 '윤석열 사단'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죠.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때 대검 형사부장을 맡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보좌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라인 대학살' 인사로 서울고검 차장(검사장)으로 밀려나기도 했죠. 그 때문인지 2020년 사직했다가 지난 6월 국정원 기조실장을 맡았는데요,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의 넘버 2'라고 할 수 있죠. 조직과 인사, 예산을 관장하는 자리죠.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 최측근을 국정원 2인자 자리에 앉혀 국정원 운영을 맡겼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2인자가 4개월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으니 의아할 수밖에 없죠. 또 사퇴 시점이 국감 일정과 겹친 점,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대통령실에 사퇴 의사 표명한 점 등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레터용 한컷 1026

60년 이상 몸을 씻지 않아 '세계에 가장 더러운 남자'로 알려진 아모 하지(하지 아저씨)씨가 숨졌다고 이란 언론들이 보도했는데요, 향년 94세라고 해요. 사진은 2018년 12월 28일 촬영된 고인의 생전 모습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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