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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10/11) : "조선은 왜 망했나?"…역사인식 논쟁 부른 정진석

스브스레터 이브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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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친일 국방' 논란이 정치권에서 더 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실시된 한미일 동해 합동훈련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인데요, 오늘(11일)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친일'이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역사 인식' 논쟁까지 불거졌네요. 정 위원장의 글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당내서도 '식민사관' '친일사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한미일 훈련에 '친일' 공세 펴는 이재명 


한미일 3국의 동해 합동훈련에 대해 민주당이 연일 '친일'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도 주도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죠. 이 대표는 "극단적 친일 국방"(7일), "욱일기가 한반도에 걸리는 날"(어제/10일), "안보 자해행위"(오늘/11일) 등의 표현을 쓰면서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친일' 관련 발언부터 보시지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습니다" (10일, 유튜브)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 중단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독도 근해로 일본 자위대를 불러들여서 합동 실전 군사훈련을 연이어 강행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는 국방참사이고 안보 자해행위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면 (여권은) 수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김없이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 색깔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에 친일파들이 했던 행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오늘/11일, 민주당 긴급 안보대책회의) 
 
 

이재명 때리려다 새 논쟁 부른 정진석 


국민의힘이 발끈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연일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죠. 처음에는 "죽창가 시즌 2"라며 반격했는데요, '죽창가'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민중가요죠.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반일 감정이 고조됐을 때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반일 여론전을 펼친 적이 있는데요, 국민감정을 활용한 정치 공세라고 비판한 거죠.

"죽창가 시즌 2"에 이어 "극단적 친북" "대역죄인" 등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 비판에 나섰다가 역사인식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어제(10일) 유튜브 방송에서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고 한 발언을 반박하는 글을 SNS에 올렸는데요,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했죠. 역사인식 논란이 불거진 대목은 그 다음에 나옵니다.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부분이 큰 논란에 휩싸이게 됐죠. 일제의 강제 합병 원인을 조선 내부의 문제로 보는 게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식민사관'이라는 반격에 직면한 거죠.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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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를 단 일본군이 이 땅에 진주한다고?>
독도에서 180km 떨어진 바다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한다고, 곧 일장기를 단 일본군이 이 땅에 진주한다는 분이 나타났다. 구한말이 생각난다고도 했다. 일본군이 이 땅에 진주하고, 우리 국권이 침탈당할 수 있다는, 협박이다.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다.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 
 

민주당 "친일사관 드러냈다"


민주당이 '망언'이라면서 집중 공격하고 있는데요, 박홍근 원내대표는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역사인식이며, 여당 대표 중 역대급 망언이다. 집권세력의 굴종적 대일관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몰아붙였죠.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야당 대표 공격하려고 조선이 일본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며 친일사관을 드러냈습니다.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역사인식이며, 여당 대표 중 역대급 망언입니다. 집권세력의 굴종적 대일관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그 안에 담긴 인식들은 일제가 조선을 침략할 당시에 명분으로 삼았던, 굉장히 전형적인 식민사관 언어"라고 비판했는데요,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주장"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놨는데요, "민족의 역사의식을 망치려는 것입니까?"라고 반문하며 공세를 폈죠.   
 
<정진석 위원장님, 친일사관이 국민의힘의 역사관입니까?>
정진석 위원장은 이런 무도한 주장까지 하면서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정당화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하길 바랍니다.
이것이 국민의힘의 역사관입니까? 집권여당이 일본의 침략사를 지우려고 하고 있으니 민족의 역사의식을 망치려는 것입니까?
정진석 위원장은 국민의 역사의식을 망치는 망언에 대해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기 바랍니다.
 

유승민 "우리 당 비대위원장 맞나?" 


국민의힘 내에서도 민주당과 비슷한 반발이 나왔는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유승민 전 의원이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죠. 정진석 위원장을 향해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고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도 SNS 글에서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요?"라고 꼬집었네요.
 

"본질 왜곡하지 말라"…재반박한 정진석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확산하자, 정 비대위원장이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고 재반박에 나섰죠. "이재명 대표가 일본군의 한국 주둔을 이야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일 비핵화 약속론을 이야기한 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멍들게 하는 망언이고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본질이라는 거죠. 

레터용 정진석 반응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본군의 한국 주둔 얘기하셨어요. 이게 가능합니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 얘기했습니다. 둘 다 대한민국 안보를 멍들게 하는 망언이고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SNS에 조금 정리된 글을 올렸는데요, "'친일 프레임' 씌우겠다는 게 가소로운 얘기"라고 맞받았네요.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지 말라>
북한이 전술핵 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또 친일 프레임 씌우겠다고 난리다. 가소로운 얘기다.
(..) 일본군이 동학농민 혁명군 10만여 명을 학살한 곳이 바로 내 고향 공주의 우금치다.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한 학살과 침탈을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이 나다.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다. 이런 얘기했다고, 나를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 기가 막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적극 방어를 하고 있지만, 안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의 한 축이 '친일'이어서 '식민사관'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네요. 또, 여야 없어야 할 안보 문제가 정쟁으로 흐르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과열된 대치 정국이 있는 것으로 봐야겠죠. 

레터용 한컷 1011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했는데요, 연탄 주문도 늘었다고 해요. 경기도 화성시의 한 연탄 업체에서 분주하게 연탄을 배달하는 사진이에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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