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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민주당 혁신의 역주행…Winter Again!

[취재파일] 민주당 혁신의 역주행…Winter Again!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시중에 풀린 천문학적인 달러가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판단해 달러회수 속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입니다.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전세계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분위기는 급반전됐습니다. 일시적 반등은 있지만 추세적 하락을 막을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죠. 국내에선 아파트 매수자도 씨가 말랐고 부동산 한파가 이미 시작된 걸로 봅니다.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는 금리정책은 대전환기를 맞았고 시중의 돈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시작됐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로 169석의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대선은 0.73%p 차의 초박빙 승부로 민주당 입장에선 어려운 선거구도에도 불구하고 '졌잘싸'했다는 위안이 잠시 설득력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지방선거 에서 광역단체장 스코어 5대 12는 민주당의 참혹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대선 때 민주당을 찍었던 690만 명의 표심이 지방선거에선 증발했습니다. 역대 최저투표율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은 수치보다 더 심각합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정치지형이 바뀌었다고 자화자찬 했던 게 불과 2년 전입니다. 민주당에도 빙하기가 찾아왔습니다.

집권 여당으로 부활하기 전 국민의힘의 지난 5년도 끔찍했습니다.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전후로 당명을 교체하며 혁신을 외쳤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 국민의힘까지 3번이나 바꿨습니다.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가 분열하고 다시 통합하는 혼란스러운 시기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민심은 보수정당을 외면했습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내리 4연패를 당했습니다. 2016년 총선은 '공천파동', 2017년 대선은 보수진영의 분열이 원인이었고 2018년은 남북화해무드가 '대북 강경모드'로 일관했던 보수정당의 급소를 찔렀습니다. 2020년 총선은 탄핵세력에 대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당시 보수야당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를 대표로 선출했습니다. 당명을 바꾸고 혁신을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탄핵 불복'이라고 생각했고 이름만 바꾼 혁신은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승리 확신하는 국민의힘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변화는 이준석의 부상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30대 청년 정치인의 창의적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주진 않았을 겁니다. 비주류 정치인이 스무살이나 많은 다선의 정치인들이 주류인 보수 정당을 장악할거라는 기대를 누구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실제로 대선 국면에서 '이준석 리스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청년 대표는 불완전했고 보수야당의 불안요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민심은 이준석이 '0선'이라는 신선함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일관되게 외쳤던 차별화된 주장을 용기내어 외쳤던 이준석이 제1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는 건 중도층에겐 유의미한 변화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감사원장을 지내며 핍박을 받아온 윤석열, 최재형 거물급 인사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한 사람은 대권을 또 다른 한 사람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에 당 혁신위원장까지 꿰찼습니다. 탄핵불복 정당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민심의 외면을 받던 보수야당의 정당지지율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분노하지만 탄핵 불복 정당을 찍을 순 없다던 민심도 점차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보기 시작했고 20년간 집권하겠다던 민주당의 야망을 5년만에 꺾어버렸습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상식이 됐던 '집권 10년 주기설'도 25년만에 무너졌습니다.

민주당 비대위 입장발표


민주당은 혁신의 역주행을 시연하고 있습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는 이재명 상임고문, 송영길 전 대표를 출마시켜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으로 만들었습니다. 쇄신하겠다고 영입한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의 목소리를 586 기득권은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대선 이후에는 국민적 여론이 '위험하다고' 그토록 반대하던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을 강행 처리했고 지난해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겠다던 여야 합의롤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합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곤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두고 여전히 계파싸움이 진행중입니다. 지방선거 패배는 경쟁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명분일 뿐 22대 총선 공천권을 앞두고 노골적인 권력쟁투가 시작된 겁니다.

정당의 건강함은 다양성에서 비롯되지만 169명의 원내 제1 야당은 늘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적의 심장부를 종심으로 돌파하는 독일 나치 전차부대의 '전격전' 전술처럼 거대한 단일대오 행렬은 강한 추진력을 갖습니다. 의회 권력을 확보한 이상 결심하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을 거스를 순 없습니다. 여론이 외면하면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선거때마다 어김없이 심판 받는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민심에게 외면 받은 야당의 고집은 리스크가 더 큽니다. 금리인하기에는 암호화폐도 주식도 위험자산 뭘 사도 돈을 버는 시기였지만 금리가 인상되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주당은 겨울이 찾아온 걸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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