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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봉쇄' · '사격'했던 북한…'월책' 사흘째 침묵

북한이 새해 첫날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에 대해 사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어제(2일) 오전 군 서해 통신선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 보호를 환기시키는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한 상태입니다.

코로나19 비상방역 조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은 앞선 월북 사건들에 도시 봉쇄와 사격 등 극단적 조치들을 취해 왔습니다.

먼저 2020년 7월 탈북민 김 모 씨가 강화도를 통해 월북한 뒤 개성에서 발견되자, 북한은 개성 자체를 통째로 봉쇄했습니다. 김 씨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며 그와 접촉했거나 들른 이들은 모두 격리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비상회의를 소집해 '최대 비상체제'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군부대에는 경계 근무 제대로 안 섰다는 이유로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산스러웠던 며칠이 지나자, 북한은 다시 코로나19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코로나19 청정지대라는 선언을 다시 합니다.
조선중앙TV (2020.07.26)
(김 위원장이) 최대 비상체제로 이행하며 특급경보를 발령할 데 대한 당 중앙의 결심을 천명하셨습니다.

조선중앙TV (2020.07.26)
불법 귀향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여러 차례의 해당한 검사를 진행하여 악성 비루스 (바이러스) 감염자로 의진(의심)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

두 번째 사건은 이후 불과 두 달 만인 2020년 9월에 발생했습니다. 서해 해상에서 벌어진 공무원 피격 사건입니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모 씨가 어업지도선에서 실종이 됐는데, 정부는 사흘간 정보를 분석한 끝에 이 씨의 사망 사실을 발표합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실종 다음날 이 씨를 서해상에서 발견한 북한 군인이 이 씨에게 총격을 가했고, 이후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정황도 있었다는 겁니다. 합동참모본부도 강력한 규탄의 입장을 냈습니다.
안영호 |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2020.09.24)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비무장 민간인에 사격을 가한 비인도적 조치에 비난 여론이 커져가는 가운데, 북한은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사격은 인정했지만, 우리 군의 발표와 달리 시신을 소각한 것은 아니며 부유물을 소각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도 사과의 메시지를 발표했는데, 북한의 그간 행보를 따져보면 다소 이례적인 사과이기는 했습니다.
서훈 | 국가안보실장 (통지문 낭독, 2020.09.25)
김정은 동지는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이후 청와대가 추가 조사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고, 이 씨는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새해 첫날 월북한 사람은 2020년 11월 '점프 귀순'을 했던 탈북민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전처럼 보도 형식으로 탈북민의 월북 사실과 대응을 공개할지, 혹은 전통문의 형식으로 공개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군은 북한군 3명이 비무장지대에서 이 사람과 접촉해 데려간 것으로 파악하고 현재는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취재 : 김아영, PD : 김도균,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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