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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명이 불법시술…30년째 법 따로 현실 따로

<앵커>

요즘 눈썹 반영구 화장을 하거나 몸에 문신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시술받는 사람이 1천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에게 받지 않는 한 모두 불법입니다.

30년째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상황을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영구 화장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한 스튜디오. 한 여성이 이른바 '눈썹 문신' 시술을 받고 있습니다.

염료를 진피층까지 넣는 일반 문신과는 달리, 표피층에만 넣기 때문에 2-3년 지나면 엷어지거나 지워집니다.

그래서 반영구 화장이라고 합니다.

[최경/○○ 뷰티 원장, 반영구 화장사 : 피부 겉층과 죽은 세포층, 각질층에만 색을 넣어서 (마취) 크림 없이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이런 시술은 모두 불법입니다.

문신과 관련된 법은 없지만 1992년 대법원이 눈썹 문신을 포함한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규정한 이후 판례로 굳어졌습니다.

[고한경/변호사 : 비의료인이 영리를 위하여 (시술)하면 소위 무면허 의료 행위가 되는 거죠.]
 
그런데 문신사 자격증도 발급되고 있고, 사업자로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국회의원과 지자체는 표창장까지 주고 있습니다.

[(불법인 직업을 정부가 인정을 해주는 거예요?) 그런 점이 많습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겁니다.

그렇다면, 왜 문신은 의료인만 해야 하는 걸까?

[황지환/의사협회 자문위원 : 세균 감염이나 단순 포진 감염 같은 게 생길 수 있고요. C형 감염이라든가, 매독이라든가 문제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는 의사가 직접 시술할까?

[○○ 성형외과 : (시술하게 되면 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원장님이 하시진 않고요. 미용 전문으로 교육받으신 선생님들이세요.]

취재팀이 성형외과 10곳을 무작위로 골라 전화 상담을 해 봤는데 의사가 직접 시술한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최경/○○ 뷰티 원장, 반영구 화장사 : 반영구 화장사들이 병원에 취업하거나 병원 안에서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문신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문신이 위험해 의사만 해야 한다는 의사협회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조명신/성형외과 전문의 (문신 전문) : 우리가 동네에서 감기 주사를 맞을 때는 간호조무사가 놓잖아요, 대부분. 그 근육 주사보다도 문신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이슬람 국가를 제외하고 문신사들의 문신 시술을 금지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합니다.

[김도윤/타투 유니온 지부장 : 30년 동안 '타투(문신)가 의료 행위야'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전 국민의 4분의 1이 타투를 가지고 있는 이 시점까지 위험에 노출 시켜놓은 거예요.]

17대 국회 때부터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제출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한 의원이 스티커 문신을 붙이고 타투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는가 하면 여야 3당 의원이 각각 문신 관련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문신 합법화 찬성 여론도 절반이 넘습니다.

앞서 중국은 2002년부터 문신을 합법화했고, 일본도 지난해 9월 최고 재판소에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해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VJ : 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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