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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로 학교는 '4월 개학'인데…학원은 다시 '북적'

[취재파일] '코로나19'로 학교는 '4월 개학'인데…학원은 다시 '북적'
● 교육당국, 학교 개학 세 번째 연기…'4월 개학'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학교 개학을 2주일 더 연기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로 의료계와 방역당국의 적극적 권고와 학부모 다수의 걱정이 반영된 결정입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전국 어린이집도 휴원 기간을 2주 더 늘렸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어린이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서는 당번 교사를 배치해 긴급보육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급식과 간식도 평상시처럼 제공합니다.

● 고민스러운 학부모...'학원에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학교 개학이 또 늦어지면서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에겐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정부 결정으로 학교는 안 보내도 되지만, 학원은 강제사항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초등학교,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필자도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가지 마라'고 붙잡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사실상의 봄방학이 길어지면서 학습 공백이 생기기도 하거니와 집에서 빈둥대는 걸 보면 안타까운 심정보다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 겁니다. 부모의 욕심에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건 아닌지 이 글을 쓰며 뒤돌아봅니다.

평소 때는 학원에 전화 한 통 안 하던 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용기를 내 원장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국가와 지역사회가 초비상인데 학원은 괜찮은지, 아이를 보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학원 관계자는 2월 말 코로나 확산이 한창일 때 일주일 정도 휴원했고 이후 학원 내 교실과 책·걸상 등을 모두 소독하고 정상 개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에 오면 손 씻기와 소독을 철저히 시키고, 수업받을 때 학생과 선생님 모두 마스크를 꼭 쓰며 학원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보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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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 서울 학원 및 교습소 10곳 중 7곳 개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학원과 교습소의 휴원율은 지난 12일 42%가량이었지만, 나흘 만인 16일 23.8%로 되레 줄었습니다. 서울 학원 10곳 중 7곳 정도가 개원하고 있는 겁니다. 수천 명이 다니는 강남의 유명 재수학원도 오는 22일까지만 휴원하고 23일 개강한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웠습니다.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인 강남과 서초구의 휴원율이 16.95%에 그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목동 학원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학원에 국한되지만 학생들이 학원에 오지 않으면 퇴원 조치 후 재시험을 보고 재입학해야 한다며 엄포를 놓는 경우도 있다며 방송국 취재를 요청한 학부모도 있습니다.

대형 학원을 제외하면 일선 학원과 교습소의 강의실은 대부분 학교 교실보다 비좁은 게 사실입니다. 다닥다닥 붙어서 수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소독과 노력을 해도 이런 밀폐된 환경에서는 집단 감염이 일어날 확률이 큽니다. 실제 이달 초 부산에서 한 여고생이 영어 수업을 받다 강사와 함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유은혜 교육부 장관 "학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원도 학교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유 장관은 '4월 개학 연기'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학원도 협조하고 동참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하고,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임을 말씀드린다"며 강한 어조로 학원의 휴원을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사설 학원에 휴원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 장관의 발언엔 학원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현장 점검에 나서 휴원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최첨단 5G 시대, 실시간 온라인 강의 시스템 활용해야

휴원하지 못하는 학원의 형편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정부 지원을 못 받는 사설 학원들로서는 휴원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사 월급과 임대료 등이 당장 부담일 겁니다. 경쟁 학원에 아이들을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형편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국가의 비상 위기에는 학원도 동참해야 합니다. 5G 시대에 학원에 직접 찾아가는 오프라인 강의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정부나 지자체가 일부 지원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학원에 다니는 두 아들에게 4월 초까지 집에서 자습하고 학원은 개학 후 다니라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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