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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서 이틀째 反정부 시위…보고타에 야간 통금 발령

콜롬비아에서 이틀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혼란을 틈탄 상점 약탈 등도 발생하자 수도 보고타엔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22일) 콜롬비아 보고타 볼리바르 광장을 비롯한 콜롬비아 일대에서 시민들이 깃발과 냄비 등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고 일간 엘티엠포와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어제 전국 규모의 총파업 시위 이후 평온하게 아침을 맞았다가 오전 늦게부터 다시 시위가 격화했습니다.

오후 늦게부터는 퇴근한 노동자들도 동참했습니다.

시위대는 냄비나 프라이팬을 막대로 두드리는 중남미 국가 특유의 시위 '카세롤라소'(cacerolazo)를 펼치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시위대 해산에 나서면서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슈퍼마켓 약탈 등도 산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혼란이 커지자 보고타 전역에는 어젯밤 9시부터 오늘 새벽 6시까지 통행 금지령이 발령됐습니다.

당초 보고타 일부 지역에만 8시부터 통금이 내려졌다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의 요청으로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보고타에선 오늘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주류 판매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중도우파 정부인 두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총체적으로 쏟아져 나온 시위입니다.

어제 총파업 시위엔 노동자와 학생, 교사 등 총 2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몇 년새 콜롬비아의 최대 규모 시위라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콜롬비아 정부가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고, 청년층 임금을 낮추는 경제·노동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노동계가 분노했고,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 재정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2016년 정부와 반군이 맺은 평화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최근 잇따라 살해된 지역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거리에서 표출됐습니다.

비교적 평화롭게 시위가 펼쳐졌지만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져 사상자도 나왔습니다.

카를로스 홀메스 트루히요 콜롬비아 국방장관에 따르면 전날 서부 바예델카우카 주에서 모두 3명이 숨져 당국이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민간인 122명, 경찰 151명이 다쳤으며, 98명이 연행됐다고 당국은 전했습니다.

부상자와 연행자는 이날 더 늘어났습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번 시위가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이웃국가의 시위처럼 격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외부 세력이 잠입해 폭력을 선동할 수 있다며 시위를 앞두고 한시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하루로 예정됐던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정부는 혼란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최근 지지율이 26%까지 떨어진 두케 대통령은 시위 사태가 확대되면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두케 대통령은 어젯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오늘 콜롬비아 국민이 말했고, 우리는 그 말을 들었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담화를 발표하고 오는 26일부터 국민 대화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어떤 형태의 폭력도 강력히 배격한다"며 혼란이 격화한 지역엔 경찰과 군 투입을 늘리겠다고 말습니다.

콜롬비아 야권은 반정부 시위를 이어갈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노동단체들은 모레 또 한 차례 파업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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