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필리핀에 90억弗 지원 약속했지만…'이행 저조' 비판"

중국이 2016년 필리핀에 9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조 5천여억 원 규모 건설사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행 실적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26일) 보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양국은 그제 필리핀에 대한 중국의 총 9억 2,4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852억 원 규모 자금지원을 진작하기 위해 6개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여기에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주력해온 인프라 투자 정책 '빌드, 빌드, 빌드' 프로젝트와 관련된 2개 건설사업의 타당성 조사도 포함됐습니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체결식 후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과 필리핀의 인프라 건설 목표를 결합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조속한 추진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SCMP는 '중국이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90억 달러를 약속했지만, 차관·보조금으로 9억 2,400만 달러만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임기 중반까지 실적이 부족한 데 대해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 첫해였던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자금 지원과 관련한 27개 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필리핀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서 석유·가스 공동 탐사를 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왔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접근하는 배경으로 경제 문제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필리핀의 대중 무역을 살펴보면, 수입은 25조 8천여억 원, 수출은 10조 3천여억 원으로 불균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SCMP는 필리핀이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사업 중, 차관 방식의 약 728억 원 치코 강 양수 관개 사업과 보조금 방식의 마닐라 내 교량 건설사업 2개만 실제 착공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국가경제개발국은 양국이 관련 사업의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신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