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베이징 시장 "수도 핵심기능 외엔 양파껍질처럼 도려내겠다"

중국 베이징시는 늘어나는 인구를 외곽 지역으로 방출하기 위해 국가 수도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은 다른 모든 기능을 없애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중국의 떠오르는 정치 스타인 차이치 신임 베이징 시장이 도시 경제와 경관을 더 단순화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도시 기능을 "양파 껍질 벗기 듯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수도가 너무 혼잡해지고 지역 자원이 고갈되면 수도를 옮기거나 새로운 수도를 건설해왔지만 수도에서 도시의 기능을 떼어내는 것은 차이치 시장이 처음입니다.

11세기 물이 잘 공급되는 평지에 세워진 베이징은 군사 요새와 몇몇 독립국의 수도였으며 13세기 원나라 시절 처음으로 중국의 수도가 된 이후 지난 750년간 대부분의 기간을 수도이자 권력과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1949년 공산당 접수 이후 베이징의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으며 1970년대 후반 개혁개방 시절 엄격했던 후커우 제도가 완화되고 권력 중심지 주변에 부동산 거품이 생기면서 인구가 또다시 급증했습니다.

현재 베이징과 주변 위성도시의 인구는 2천200만명으로 1950년대의 400만명이나 1980년대 900만명에 비해 많이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대 건축물과 전통골목 대부분이 도로와 쇼핑몰, 빌딩, 국유은행 등으로 대체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교통체증이 심각해지고 수자원이 고갈되는가 하면 오염문제 등으로 시민들의 불만족도는 높아졌습니다.

차이 시장은 베이징 시내 건설용 토지를 줄이고 인구 상한선을 2천300만명으로 제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철거지역에 신규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공원이나 공공시설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베이징 시정부는 이와 함께 대학들에 대해 위성도시에 새 캠퍼스 부지를 개발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가인 다이칭은 시 정부의 행정 조치가 일시적으로 베이징 인구를 줄일 수 있겠지만 이익과 자원이 수도에 집중되는 시스템을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인구는 다시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