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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아버지는 왜 아들을 쐈나?…어머니는 누가 죽였나?

[월드리포트] 아버지는 왜 아들을 쐈나?…어머니는 누가 죽였나?
현지 시간 지난달 29일 오전 9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스 힐의 주택가에서 두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69살 칼릴 이사는 자기 집 앞에서 총을 든 채 서 있었고, 그 앞에는 29살 아들 아미르 이사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자 아버지 칼릴은 순순히 투항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제가 아들을 죽였습니다.”

집 앞에 쓰러진 아들 아미르는 복부와 얼굴에 각각 한 발씩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경찰이 아버지 칼릴을 체포해 경찰차에 태운 뒤 집 안에 들어갔습니다. 증거물품이 될 만한 것을 찾고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집안 곳곳을 수색하던 경찰은 침실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신원은 68살 라비하 이사로 체포된 칼릴의 부인이자 숨진 아미르의 어머니였습니다.
라비하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온 몸 여러 곳을 흉기에 찔려 이송 중에도 계속 응급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 출혈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두고 만 겁니다.

경찰에 체포된 아버지 칼릴은 최초 진술에서 “아들이 부인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자기에게도 위협을 가해 아들에게 총을 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당방위라는 겁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집에서는 거의 매일 같이 싸우는 소리가 났다는 겁니다. 게다가 사건 당일 총성을 듣고 달려온 칼릴의 동생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형님을 보는 순간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지요? 그런데 형님은 ‘별일 아니야’라면서 아무일 없다는 듯이 대답했어요.”
 
동생 주장에 따르면 칼릴은 아들 아미르 때문에 오래 전부터 골머리를 앓아 왔다고 합니다. 아미르가 마약에 빠져들면서 아버지와 종종 불화를 겪었다는 겁니다. 어느 날은 참다 못한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고, 집 앞에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들 아미르는 아버지 집 별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팔 예정이니 아들에게 나가라고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나가기를 거부했습니다.

아버지는 경찰을 불러 아들을 쫓아내려 했고 아들이 자기 재산에 손 대지 못하도록 법적 절차도 밟았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간의 불화는 깊어졌고 아들이 집을 부수고 아버지는 일꾼을 불러 집을 고치는 일이 반복됐다는 겁니다
 
게다가 아들 아미르는 게이였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게이라는 사실에 대해 견디지 못했고, 그 또한 부자지간에 끊이지 않는 불화의 원인이 됐다는 게 이웃과 지인들의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부인 라비하는 어떻게 해서 숨지게 된 것일까요? 아버지 칼릴의 설명대로 아들 아미르가 흉기로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자신까지 흉기를 들고 위협해서 총을 쐈던 것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뭔가가 있는 것일까요?
 
현재까지 경찰은 수사 중이라 정확한 범행 동기나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아버지 칼릴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아들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 칼릴이 주장했던 대로 우발적이고 정당방위차원에서 아들을 숨지게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아들의 성적 취향 즉 게이라는 사실이 범행 동기라고 말합니다. 아들이 게이라는 사실에 대해 아버지는 견디질 못했고, 이 문제 때문에 아들과 언쟁과 다툼이 반복됐다는 겁니다.
 
또 다른 언론은 마약에 취해 사람 구실 제대로 못하는 아들과 절연하려던 아버지와 이에 저항하던 아들간의 다툼이 불러온 우발적 참극이라고 보도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범행 동기가 뭔지 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진=로이터 캡쳐, 기사참조=CNN & L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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