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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황당한 '교육부 성교육 지침' 어떻게 나왔나 보니

 서울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남자 교사 5명이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성추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는 물론이고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무조건 덮고 보자’는 식의 대응으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학교내 성추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내 성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인식 전환을 위한 성폭력 예방 교육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교사용 성교육 자료’를 보면 그야말로 황당한 내용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자료에는 “(남성의) 성에 대한 욕망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급격하게 나타난다”며 남성이 충동적으로 성적 욕구를 발산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사용 성교육 자료에서는 “데이트 비용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남성 입장에서는 여성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원하게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데이트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성친구와 단둘이 있게 하지 않는다"라든지 "친구들끼리 여행가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성추행당하면 실수인 척 발 등을 밟는다"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도 많습니다
 
8월 20일 SBS <이슈 인사이드> ‘학교 내 성폭력 이번엔 근절될까?’ 편에 출연한 김동석 한국교청 대변인은 “이번에 논란이 된 성교육 자료는 교육청이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시립 청소년문화센터라든지 여성센터의 자료, 각 대학의 교육 자료에서 발췌한 내용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8월 12일에 수정 배포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출연한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교사용 성교육 자료에 우리 성폭력상담소의 자료도 많이 인용한 걸로 알고 있다. 사전에 자료를 사용하겠다는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출처만 명기하고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앞뒤맥락이 맞지 않게 일정 부분만 발췌하다보니 내용이 왜곡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정보가 틀리니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서까지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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