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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핏덩어리로 변한 사람들…" 원폭 피해 한국인의 눈물

70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피해자는 모두 70만 명, 이 가운데 10% 정도인 7만 명이 한국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강제 징용이나 징병으로 끌려간 당시 조선인들입니다.

[박남주/83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 전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핏덩어리가 돼 있었습니다. 집이 다 무너졌습니다.]

지난 1999년 우여곡절 끝에 평화공원 안으로 이전된 히로시마 위령비 앞에선 매년 희생자 추모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피폭 70년인 올해는 한일 두 나라 대학생이 위령 나무를 다시 심는 행사도 했습니다.

4년 전 식수했지만, 누군가가 뽑아 버린 것을 다시 심은 겁니다.

[서장은/히로시마 총영사 : 소나무가 다시 손상된다면, 그 자리에 같은 더 큰 나무를 심을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자세고 우리의 의지가 아닌가….]

일본 총리는 매년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위령비를 찾은 총리는 지금까지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행히 히로시마 시장은 올해 히로시마 위령식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를 언급했습니다.

[마쓰이/히로시마 시장 :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는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사람들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또 나가사키 위령식에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에게 평화이념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다우에/나가사키 시장 : 헌법의 평화이념이 지금 흔들리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려가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에서도 나가사키에서도 연설 도중 야유를 들었습니다.

전쟁법안에 반대하는 민심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표출되고 있는 겁니다.

[아베는 돌아가라.]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전쟁책임에 대한 언급은 빠뜨린 채 원폭의 피해자 의식만 강조하는 태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베/日총리 :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

원폭 피해자의 평균 나이는 이제 80세를 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한국인 희생자의 존재는 잊힐지도 모릅니다.

[성성주/83세, 원폭피해자 : 앞으로 10년 정도 더 지나면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없어지니까 자기들한테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우리에게 대하는 것 아닙니까?]

나가사키의 한국인 위령비 건설은 2년째 답보상태입니다.

강제 징용의 한과 한국인 원폭 피해자 수가 세계 두 번째라는 사실이 역사 속에 묻히지 않도록 과거 기록과 시설물을 남기는 작업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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