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김무성 "정치인 사면 반대 한 적 없다"…당청회동 발언 혼선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 공개..수시간 뒤 없던 일로

5개월 만에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만남. 국회법 파동 과정에서 불거진 당청 갈등을 봉합하고 소통과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오늘 회동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면 관련 발언이 혼선을 빚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회동 후 국회로 돌아와 김무성 대표의 사면 관련 발언을 소개했다. 김 대표가 정치인 사면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 김 정책위의장은 지도부의 공식 회견 후 추가 질의응답과, 기자들과 개인적인 접촉에서도 김 대표의 발언을 확인했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당 최고위에서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했고, 대통령이 범위나 적정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여기서 김 대표가 갑자기 '그래도 정치인 사면은 안될 것 같다, 이 부분은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김 의장은 전했다. 직접 듣고 명확히 기억하지 않고는 옮기기 쉽지 않은 설명 방식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정치인 사면에 반대했다는 내용은 파장이 만만치 않아 삽시간에 각종 인터넷 매체에 기사화됐다. 하지만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의 취지를 묻는 SBS의 취재 과정에서 김 대표의 측근들은 한결같이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영우 수석 대변인은 "평소 김 대표가 그런 의사를 밝혔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뉘앙스를 보이긴 했다"고만 전했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가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을 했다면, 안그래도 기업인 사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까지 넣으면 여론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소개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김무성 대표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김 대표는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나선 것.
같은 자리에 있던 김정훈 의장이 2차례나 언론에 공개적으로 소개한 발언을 당사자인 김 대표가 부인함에 따라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은 순식간에 팩트 여부가 모호해졌다. 회동에 동석한 원유철 원내대표 또한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발언의 진원지인 김정훈 의장은 "김 대표가 그런 발언은 한 적이 없다, 기자들이 취지를 잘못 들은 것 같다"고 발을 뺐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이 사실이었다면 대통령이 큰 그림을 갖고 준비한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 당청간의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어서 청와대나 당 모두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동에 참석한 세명의 당사자가 발언을 전부 부인함에 따라 김무성 대표의 '정치인 사면 반대' 발언은 적어도, 공식적으로 사실의 지위를 얻기는 힘들어졌다. 진위 여부는 회동에 참석한 대통령과 수석들, 새누리당 지도부의 가슴 속에만 남게 됐다.

당청간 갈등 해소, 관계 정상화와 소통 복원을 위한 자리 끝에 당 대표의 주요 발언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채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새누리당 새 지도부 내의 소통과 조율이 당청간 그것 보다 훨씬 더 시급해보인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