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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 3m 방음벽…"아이들 소리 그리워요"

<앵커>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까지 소음으로 규정하고 엄격히 규제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들 소리가 오히려 그립다며 소음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도쿄에서 김승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쿄의 어린이집입니다.

야외 놀이터 둘레에 3미터 높이의 방음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내면 교사가 즉각 주의를 줍니다.

아예 천장까지 방음시설을 설치한 어린이집도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끼끼' '꺄' 같은 소리를 내면 어떻게 되나요? 귀가 아프죠. 그런 소리는 내지 않도록 해요.]

도쿄시의 환경조례에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도 소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례를 근거로 '아이들이 시끄럽다'며 주민이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거나, 어린이집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린이집 건립 반대 주민 : 왜 여기가 어린이집 건립 장소로 결정됐는지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어린이가 줄며 8년 연속 인구가 감소하자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도쿄도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를 규제하는 게 건전한 성장발달에 좋지 않다며, 내일(18일) 도의회에 조례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취학 전 어린이의 떠드는 소리는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겁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걸 싫어하는 일본 사회이지만,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회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점차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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