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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외국인' 슈틸리케 감독의 '악성 댓글' 걱정

"악성 댓글 때문에 선수들 힘들어합니다"

[취재파일] '외국인' 슈틸리케 감독의 '악성 댓글' 걱정
아시안컵에서의 선전으로 요즈음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대회를 돌아봤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1시간 넘게 자유롭게 질의 응답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질문에도 없는 내용을 말했습니다.

● "내가 외국인이어서 인터넷 기사를 다 보지 못해 다행"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외국인이어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언론 보도 내용을 다 보지 못하는 게 오히려 장점이라고 할 수 있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꼼꼼한 성격인 슈틸리케 감독은 통역을 통해서 매일 국내 언론의 보도를 챙겨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보도 내용과 여론의 반응에도 꽤 민감한 편입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경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과 정성룡을 지난 해 11월 평가전에 발탁할 당시 기자회견에서 발탁 배경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고, 기자들에게 사실에 근거한 비판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인터넷 기사를 다 보지 못해 다행이라는 얘기를 꺼낸 이유는 정작 다른 데 있었습니다. 선수들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구자철·김영권·정성룡, '악성 댓글' 때문에 힘들어했다"
취재파일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과 김영권, 정성룡이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자철은 지난 해 9월 오른쪽 종아리 부상 이후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부진이 오래 이어졌고 결국 심적 부담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서 주장 완장을 기성용에게 넘겼습니다. 중앙 수비수인 김영권은 평가전에서 몇차례 실수로, 정성룡 골키퍼는 브라질 월드컵 부진 여파로 네티즌들의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익명성 뒤에 숨어 악성 댓글을 쏟아내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 "구자철·김영권·정성룡, 이번 대회 통해 명예회복해 기뻐"
취재파일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얻은 소득 가운데 하나가 이 세 선수가 자신감과 명예를 회복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구자철은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서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하기 전까지 오만과 쿠웨이트전에서 기량이 점점 올라오고 있었고, 김영권은 호주와 조별리그 때부터 주전자리를 꿰차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취재파일

정성룡 골키퍼는 비록 대표팀 23명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훈련장에서 누가 봐도 '넘버 원 골키퍼'라고 느낄 정도로 성실한 훈련 태도로 모범을 보였고 후배들을 격려했습니다. 
슈틸리케 연합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슈틸리케 감독의 '감성 리더십'은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화제가 됐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라며 어떻게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동기부여를 할까 항상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에 선수들의 마음을 좀먹는 악성 댓글을 더욱  더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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