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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걸음 많은 '아이 지문 등록'…"잘 안 찍혀요"

<앵커>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아이의 정보와 지문을 등록해두는 "사전 등록제"가 이미 재작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 지문을 등록하려다, 헛걸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3세 미만 아이의 지문은 채취하기도 어렵고 정보의 품질도 떨어지는데, 경찰은 이런 사실을 알려주진 않고 있습니다.

생생리포트,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동 실종 예방을 위한, 사전 등록을 위해 지구대를 찾았습니다.

지문을 채취하자고 하니, 황당한 답변을 합니다.

[경찰 : 이게 잘 안 나와요. 우리도 다 될 줄 알았더니, 어린 애들은 아직 (안 나와요.)]

이름을 등록하고 지문을 찍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찍고, 찍고, 또 찍기만 합니다.

[경찰 : 지문이 뭉개지죠. 보시면. 왼손 한번 해볼까. 완전 뭉개진다.]

10분간, 수십 차례 지문을 찍어보고서야 겨우 성공했습니다.

[경찰 : 제발! 우와! 됐다. 이만한 애들은 나오기 힘든데.]

[김 모 씨 : 지문 인식은 간단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약간 미흡한 것 같았어요. 지문이 잘 안 찍히더라고요.]

지문 등록을 위해 갔다가 헛걸음하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구 모 씨 : 계속 X 표시가 뜨면서 '일치하지 않습니다'라고 계속되는 거예요. 몇 번을 찍어도.]

경찰을 대신해 지문 등록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문등록 방문 업체 : 사진하고 입력하셨으면, 좀 더 큰 다음에 한 번 더 등록하시죠. 안 찍히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3세 미만 아이의 경우, 지문의 융선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데다, 손에 땀이 많다 보니 채취가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또 어렵게 지문을 등록했다 하더라도 지문의 특징점이 완벽히 인식되지 않을 수 있어, 아이가 성장하면 지문을 갱신하는 게 좋습니다.

[경찰 : (3살 미만은) 품질이 약간 떨어질 수 있다고 봐서 수정 보완 작업을 하는거죠. (실종 아동을 확인할 때) 특징점이 약간 떨어진 경우에는 약간 비슷한 아이들이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경찰은 지문 등록율을 높이겠다며 방문서비스까지 시행하고 있는데, 그에 앞서 헛걸음하는 부모들이 없도록 제대로 알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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