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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효과' 한국인이 가장 취약…이유가?

<앵커>

어제(12일)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만, 이렇게 유명인이 자살하고 나면 이를 모방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이런 걸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죠. 그런데 이 베르테르 효과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취약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유명인의 자살은 누구에게나 충격을 줍니다.

특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극단적인 충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 : 심리적으로 우울할 때 그런 뉴스를 들으면 훨씬 충동적이 된다고 그럴까? 나도 확 이걸 다 끝내버리고 싶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월별 자살 사고 기록입니다.

유독 10월에만 평균보다 세 배나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 해 9월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많은 사람이 이를 따라 한 겁니다.

중앙 의대와 미국, 홍콩 연구팀이 공동으로 최근 4년 동안 한국의 베르테르 효과를 분석했더니 유명인의 자살 후 그다음 달에는 비슷한 사례가 평균 6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학계에 보고된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미국보다 8배나 많습니다.

한국인이 유명인을 모방하려는 성향이 강한 데다, 언론의 부주의한 보도도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유명인이 목숨을 끊을 때는 일반인보다 160배나 많은 관련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양선희/서울 상계동 : 되게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는 건데 이게 계속 뉴스나 인터넷으로 쉽게 접하다 보니까 약간 무뎌지는 것 같아요.]

가장 큰 문제는 40%의 기사에서 세계보건기구가 엄격히 금지하는 숨진 방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극히 드물었던 자살 방법이 한 연예인의 사례 보도 이후 4년 새 10배나 늘었습니다.

[이원영/중앙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 갑자기 실업이라든지 또 아니면 갑작스럽게 사업에 실패했다든지 이런 분들이 자살을 생각하게 된단 말이죠. 특히 이런 방법들을 자세하게 보도하게 되면 그 방법을 유용한 정보로 이 사람들이 활용을 한다는 겁니다.]

베르테르 효과를 낮추기 위해서는 언론은 자세한 자살 보도를, 또 일반인들은 인터넷 공간을 통해 자살 내용을 퍼 나르는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한일상,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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