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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치료제 '지맵'…어디까지 왔나

<앵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주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세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지난 9일까지 감염자 1천 848명 중에 1천 13명이 숨지면서, 전 세계 확산이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신약 개발 과정 중의 까다로운 임상시험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오늘(12일) 미국 식품의약청과 세계보건기구가 이제 겨우 동물실험만 거친 에볼라 치료제 '지맵'을 전격 승인하고 서아프리카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에볼라 치료제의 개발은 어느 단계에 와 있고 또, 우리 정부의 대비책은 뭔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에볼라 출혈열은 1976년 아프리카 수단에서 최초 발생했습니다.

유례없이 치명적인 감염 병임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토착병이라는 이유로 치료제 개발은 더뎠습니다.

겨우 10년 전에야 치료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오늘 미국 FDA와 세계보건기구가 승인한 에볼라 치료제 '지맵'은 담뱃잎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쥐에 주입하면 쥐 혈액에 항체가 만들어집니다.

이 항체에서 뽑아낸 유전자를 담배 모종에 주입한 뒤 담배를 키우면 항체 제조에 필요한 단백질 성분이 자라는 겁니다.

본격 생산을 위해 재배했던 담뱃잎은 지금에서야 수확 중인데, 문제는 이후에도 단백질을 정제하고 약으로 만드는 과정이 몇 달 정도 걸린다는 겁니다.

또 합성이 아닌 식물 추출로 생산하다 보니 대량 생산도 어렵습니다.

어쨌든 침팬지 실험 결과, 효능이 인정되면서 미국 의료진 환자에게 이번에 긴급 투여한 데 이어, 아프리카 지역에 공급하기로 한 겁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에볼라 치료 약을 개발 중입니다.

원래는 독감 치료제로 만든 건데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린 침팬지에게 투여해봤더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일본 치료 약은 '지맵'과 비교해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독감치료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기는 했지만 이미 인체 안정성은 확인됐습니다.

또 지맵처럼 식물에서 추출하는 게 아니라, 화합물로 합성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미국 FDA는 일본 신약도 다음 달에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맞춰 일본 제약사는 대량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을 접촉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요인들 때문입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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