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불량 전선에 가짜 인증까지…위험천만

<앵커>

가정용 멀티탭이나 캠핑용 전기 케이블을 구리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판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런 제품은 쉽게 과열돼서 화재의 위험이 높은데 구분도 안되게 안전인증까지 가짜로 붙였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공장 안에 전선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제품에 붙일 전기안전인증 스티커도 가득합니다.

실제로는 인증을 받을 수 없는 불량제품입니다.

구리 대신 값싼 알루미늄으로 전선을 만들고 겉에만 구리를 입혔기 때문입니다.

[정상 전선 제조업체 직원 : 불량 제품과 정상 제품 간 가격 차이가 따지면 약 5배 정도가 나는데요. 저가 제품에 밀리는 상황이라 저희가 생산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불을 붙여 보니 정상 제품인 구리 선은 그대로인데 불량 전선은 타 녹아버립니다.

5분 여 동안 전기 난로를 켰을 뿐인데도 불량 전선을 쓴 멀티탭에서는 불꽃이 일기도 합니다.

알루미늄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저항이 높아 쉽게 과열되는 겁니다.

불량 전선은 건설현장과 공장으로 팔려나갔고, 캠핑용 전기 케이블과 가정용 멀티탭으로도 공급됐습니다.

이미 110억 원어치가 팔려나갔습니다.

[김범일/경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화재라든지 누전에 의한 전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불량 전선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가짜 안전인증번호를 붙였기 때문인데, 전선을 손으로 들었을 때 무게가 비슷한 제품보다 지나치게 가볍다면 불량전선을 의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김현상, 영상편집 : 김형석, 화면제공 : 경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