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름만 슬쩍 바꿔'…브랜드 교복 안감 바꿔 입찰

<앵커>

내년부터 전국 중고등학교들은 경쟁 입찰을 통해 교복 업체를 선정합니다. 교복가격을 낮추겠다는 취지인데, 일부 교복업체들이 유명 브랜드 제품의 안감을 뜯어내고 자체 제작한 교복인 것처럼 속여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기동취재,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의 한 교복제작 공장입니다.

교복 업체들이 학교별로 입찰을 하기 위해 샘플을 만드는 곳입니다.

그런데 입구부터 주문 업체가 아닌 유명 브랜드 마크가 눈에 띕니다.

쓰레기통에는 방금 뜯어낸 교복 안감이 가득합니다.

유명 브랜드 교복을 가져다 안감만 자체 옷감으로 갈아 치는 겁니다.

학교에 입찰 들어가는 샘플이 자체 제작 옷이 아니라 유명 브랜드 교복이라는 뜻입니다.

작업장에 내려가 봤습니다.

수십 벌의 교복이 탁자 위에 쌓여 있고, 직원들은 교복의 안감을 뜯어내거나 제봉질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공장 직원 : (어떤 거 하는 거예요, 작업이?) (새로 안감을) 붙이고 있는 거예요. 뜯어서…]

방금 뜯어낸  유명 브랜드 태그 수십 개가 보이고 바로 옆에는 안감 교체를 주문한 업체들의 브랜드 태그가 놓여있습니다.

처음엔 모르는 일이라던 공장직원도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공장 직원 : 다 맞아요. 부인하는 건 아니에요. 안감을 바꾸든 내가 뭐를 하든 간에…]

가짜 교복 제조는, 대형 교복업체에 대항한다며 일부 대리점 운영업자들이 모여 만든 조합이 의뢰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경남 지역 일부 학교에 구매 낙찰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정현증/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 안감 바꿔치기를 하면 (제작) 연도 표시까지 바꿔치기를 하는 거예요. 교복 겉은 대형교복사 꺼잖아요. (학교는 입찰에서) 그 옷을 선정할 수밖에 없는거죠.]

품질은 같은데 입찰 가격이 낮으니까 낙찰될 확률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될 교복이 샘플과 같은 제품일 리 없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 몫입니다.

[진상준/한국교복협회 회장 : 가격은 최저가로 팔겠다 이런 식으로 선전하다 보니까 결국 피해자는 중소업자들이고 소비자도 완전 속이는…]

가짜 교복 제작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의 문제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시민단체는 이 조합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호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