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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CT까지 동원했지만…사인 못 밝혔다

<앵커>

이번 정밀 부검에 국과수가 사용한 첨단 CT 장비입니다. 미라로 보존된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용됐던 장비지만, 이미 부패가 진행된 유병언 씨 시신을 분석하는 데는 별 도움이 못됐습니다.

김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대 이집트의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입니다.

지난 2005년 독일과 이집트 연구팀이 다중채널 컴퓨터 단층 촬영장비, 이른바 MDCT를 활용해 투탕카멘 미라를 촬영했습니다.

그 결과 다리 골절이 확인됐고 DNA 검사에선 말라리아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자히 하와스/이집트 고고학자 (지난 2005년) : CT 촬영을 하려는 겁니다. 이 검사의 목적은 미라 안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사망 원인을 알기 위해서죠.]

국내에서도 미라의 사인을 밝혀내는데 MDCT가 활용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발견된 파평 윤 씨 엄마와 아기의 미라입니다.

MDCT 촬영을 통해 출산 도중 자궁 파열로 인해 숨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과수도 부검에 앞서 지난해 18억 원을 들여 도입한 이 MDCT 장비를 이용해 유 씨 시신을 촬영했습니다.

[서중석/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 : MDCT는 시신훼손 없이 정밀한 영상부검이 가능한 그런 방법이 되겠습니다.]

MDCT는 64개에서 128개의 X선을 이용해 시신 피부와 뼈, 장기 내부까지 촬영할 수 있고 입체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 촬영을 통해 시신의 신장이 기존에 알려진 유병언 씨 키와 비슷한 159.2cm라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또 흉기로 찔린 흔적이나, 사인과 관련지을 수 있는 골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해졌습니다.

다만, 이 첨단 장비도 부패한 시신의 사인을 밝히는 덴 역부족이었습니다.

[유성호/서울대 의대 법의학과 교수 : 미라 같은 경우는 시체 안쪽이 건조가 된 상태입니다. MDCT로 찍었을 경우 내부 장기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인도 살펴볼 수 있겠죠. 그러나 유병언 씨 같은 경우는 부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유 씨의 사망 원인은, 시신 그 자체보다 당시 행적과 정황 등을 통해 추정하는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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