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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인증' 기업의 두 얼굴…"밤마다 폐수 방류"

<앵커>

겉으로는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친환경업체라고 주장하고, 뒤로는 엄청난 양의 폐수를 무단 방류해온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이 업체는 정부의 녹색 기술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기동 취재,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대체 에너지 생산 공장입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직원 한 명이 손전등을 들고 공장 곳곳을 살핍니다.

그러더니 의자에 걸터앉아 저수조 주변을 감시합니다.

잠시 후 저수조에 연결된 호스에서 수상한 액체가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공장 폐수입니다.

취재진과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직원은 걸러낸 물이라고 둘러대더니,

[(정화된 건가요?) 정화된 물이에요. (딱 봐도 오염된 물인데 어떻게 이게 정화된 건가요?) …]

곧 시인합니다.

[(방류하면 안 되는 거 아녜요?) 용수 탱크가 다 차니까.)

이 폐수에서는 심한 악취가 풍겨 나오고 있는데요.

이들은 이 폐수를 하천으로 직접 연결되는 빗물 관로로 이렇게 그대로 배출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BOD 농도가 리터당 3만 3천 밀리그램으로, 법적 기준을 280배 초과했는데, 생활하수의 110배, 분뇨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버려진 폐수는 하천을 통해 평택 앞바다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김진홍/중앙대 환경공학과 교수 : 상상을 할 수 없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면 해수역 유입 부분에는 상당기간 유입될 경우에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근에 양식장이 있을 경우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업체는 폐수 방류는 인정하지만, 당일 하루만 있었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업체 연구소장 : 그전엔 폐수처리시설 설비 돌렸고, 이번엔 냉각기 공사 중에 물이 저수조에 모여 용량이 넘쳐 폐수를 방류했습니다.]

하지만, 근처 업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밤만 되면 이 공장에서 폐수를 버리는 바람에 심한 악취가 났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주변 업체 직원 : 낮에는 괜찮아요. 밤에 냄새가 엄청나요. 머리가 아파요, 매일.]

업체 관계자도 오랫동안 단속을 피해 밤마다 폐수를 버려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두워지는 밤 9~10시에 시작해서 새벽 4시에 방류를 끝냅니다. 제가 본 것만 3년 이상 됐고, 선배들 얘기에 따르면, 회사 초창기부터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업체는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을 모토로 내걸고, 친환경업체로 포장해왔습니다.

지난 2000년 설립 당시, 폐유 재활용 업체인 만큼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는 버리지 않고 모두 재사용하겠다고 신고했던 겁니다.

이런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바이오디젤을 미국과 유럽에 수출해 매년 1천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기도공단환경관리사업소는 업체를 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김태훈, 영상편집 : 정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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