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9시 등교" 추진…맞벌이 가정 난감

<앵커>

이번에는 아침잠 이야기입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잇따라서 학교 등교 시간 늦추기에 나섰습니다. 아이들 푹 자서 건강한 게 제일이라는 명분입니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이 난감하게 됐습니다.

김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재 등교 시간은 보통 고등학교가 7시 30분, 중학교는 8시, 초등학교는 8시 30분까지입니다.

등교 시간을 늦추는 게 공약이었던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학기부터 9시 등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생의 수면권을 보장하고 가족과 함께 아침밥을 먹게 하자는 취지라고 이 교육감은 설명했습니다.

[이재정/경기도교육감 : 학생들 소망이 9시에 등교하게 해달라는 것인데요, 7시 반에 막 뛰어가는 학생들 보기가 안쓰럽기도 하고.]      

학생들은 대체로 환호하는 분위기입니다.

[이현제/초등학교 5학년 : 늦게 일어나도 별로 상관이 없으니까 더 좋을 것 같아요.]

찬성하는 학부모들도 많습니다.

[윤정란/인천광역시 문화로, 9시 등교 찬성 : 시간을 늦춰놓으면 아침 시간에 가족끼리 여유있게 밥도 먹고.]

하지만, 학교에 아이를 데려다 준 뒤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문혜정/부천시 소향로, 9시 등교 반대 : 등교시간을 늦추면 출근해야 하는 엄마들은 어떻게 해야….]

경기교육청은 9시에 등교하는 대신 하교 시간을 늦추고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별도의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교육청 담당자 :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대책을 세워서 일찍 오는 학생들이 할 수 있도록.]     

앞서 김병우 충북교육감도 일선 고교에서 정규 수업 이전에 하는 이른바 '0교시' 수업을 폐지하도록 지시해 등교 시간을 30분가량 늦췄습니다.

하지만, 등하교 시간은 개별 학교장이 결정하는 사안인 데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본격 시행을 앞두고 세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