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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방송 발목 잡는 '통피아'…수상한 속내

<앵커>

SBS가 실험방송을 통해 울트라HD 화질로 중계하고 있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경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존의 HD 화면보다 4배 더 선명하다 보니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관중들의 표정, 축구장의 잔디마저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이런 화면을 안방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 해드리기 위해서 SBS를 비롯한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이 열심히 준비해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청자들은 몇 년이나 더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UHD방송을 못 볼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뉴스 인 뉴스, 유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2일) 오전 열린 TT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표준 총회에서, 표준화 안건으로 상정된 지상파 UHD 송수신 기술 규격이 부결됐습니다.

TTA는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표준을 선정해 국가,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는 미래부 산하 민간 협회로, 관례적으로 사업자가 표준화를 요청한 기술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해 표준안을 통과시켜 왔습니다.

더구나,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달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실시 중인 실험방송을 통해 세계 최초로 브라질 월드컵을 UHD 화질로 생중계하는 등 안정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표준 총회의 의결권을 절반 가까이 독점하고 있는 거대 통신사들의 반대로 이례적으로 부결된 겁니다.

통신사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반대한 이면에는 주파수 독점 의도가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지상파 방송사는 UHD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일정 기간 추가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통신사들은 남은 주파수는 자신들의 주 수익원인 고가의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에 써야 한다며 반대해 왔습니다.

이렇게 지상파 UHD 방송의 표준화 절차가 지연되면서 본방송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UHDTV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상기 구입 가구가 늘고 있지만 제때 방송을 보지 못하는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됐고, 고화질, 고품질 콘텐츠 산업이 가져올 부양 효과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후삼/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 이번 부결 사태로 일반 시청자들은 고품질의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고, 통신 재벌들만 자기 이익을 챙겼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방송협회는 "미래부가 말로는 UHD 시대를 앞당긴다고 하면서도 UHD TV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지상파 UHD 방송의 상용화에 대해서만은 손을 놓고 있어 시청자 복지가 후퇴하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양두원,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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