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교신 기록은 사고 초기에 해경이 구조작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윗분들 의전에는 똑 부러지게 적극적이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한시가 급했던 사고 당일 오후, 현장에는 당장 투입 가능한 소방대원들이 도착해 있었지만, 해경은 관심도 없었습니다.
[중앙119구조본부 : 헬기가 현장에 2대가 도착했는데요, 바로 그러면 투입을 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이거든요.]
그렇지만 해경은 전화를 넘기고,
[해양경찰청 : 아 그거는 바꿔드릴께요.]
또 넘기고,
[해양경찰청 : 잠깐만요.]
여유를 부립니다.
[해양경찰청 : 예, 어떤 내용이세요?]
당장 구조대원 투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만 네 차례, 해경의 대답은 퉁명스럽기만 합니다.
[해양경찰청 : 일단 뭐 들어 가봐야지 알겠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뭐 그렇게..]
다음날 새벽까지 야간 수색은 아예 시작도 못했습니다.
[청와대 : 수색작업 인원 시간 종료 좀 알려주시죠.]
[해양경찰청 : 들어가지를 못했어요 해군은]
[청와대 : 해경은요?]
[해양경찰청 : 계속 지금 대기 중입니다.]
구조와 수색에는 손 놓은 해경, 의전에는 철저했습니다.
배가 90도 가까이 기운 시점, 구조가 아닌 청장 의전을 위해 헬기를 대기시켰고,
[인청해양경찰서 : 직접 구조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끔 준비하라는 겁니까?]
[해양경찰청 : 예.]
해수부장관 의전에서는 주위를 의식했는지, 입단속을 시킵니다.
[해양경찰청 : 무안공항으로 간 김에 유류수급하고 잠깐 태우고 오라고 그렇게 얘기하네요. 장관 편성 차 간다고 이동한다고는 얘기하지 말고요.]
우리나라 재난 대응 체계의 밑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