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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370명 구조"…청와대 첫 보고부터 '엉터리'

세월호 사고 직후 해경상황실-청와대 전화 녹취록

<앵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영상과 교신 기록이 공개될 때마다 무책임과 무능력, 그리고 눈치보기의 전형과 마주쳐야 했는데 오늘(2일) 또 한가지가 추가됐습니다. 세월호 사고 직후 해경상황실과 청와대간의 전화 녹취록입니다. 이건 더 실망스럽습니다. 녹취록을 보면 사고 초기 이른바 승객 전원 구조설은 해경이 청와대에 전한 잘못된 보고에서 비롯된 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조차 사고 발생 6시간이 지나도록 상황에 깜깜이었습니다.

먼저 류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시 52분, 세월호가 기울고 있다는 최초 신고가 들어옵니다.

[선내 방송 :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대기해 주길 바랍니다. (엄마, 아빠, 아빠, 아. 내 동생 어떡하지.)]

40분 뒤, 해경 상황실은 청와대의 전화를 받습니다.

[청와대 /09:32분 :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인데요. 심각한 상황인가요?]

[해경 : 지금 일단 배가 기울어서 침수 중이고요, 아직 침몰은 안됐고요.]

전원구조 언급이 이때 처음 나옵니다.

[경찰청 : 현재 침몰된 상황이 급박한겁니까? 아니면.] 

[해경 : 구조 전부 가능합니다.]

대부분 승객이 배 안에 갇힌 상황인데 해경은 엉뚱한 보고에 급급했습니다.

[청와대 : 아니 지금 구조작업 하고 있나요? 지금?]

[해경 : 지금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고요, 지금 지켜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승객의 마지막 카톡 메시지가 전송되고, 배가 90도 가까이 기운 시점에도 해경은 전혀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청와대/10:22분 : 지금 계속 좌측으로 넘어가고 있잖아요? 어느 정도 걸릴 것 같습니까?]

[해경 : 저희들도 모르겠습니다.]

배가 완전히 침몰한 지 2시간 후인 오후 1시 16분, 해경은 구조 현황 보고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합니다.

[해경/13:16분 : 생존자 370명이랍니다. 진도 행정선에서 약 190명 승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집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재확인에 들어간 해경이 1시간 후 급히 정정하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합니다.

[해경/14:36분 :(총 구조자) 166명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청와대 : 어이구 큰일 났네! 이거 VIP(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해경 : 저희도 파악이 제대로 안되어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청와대 : 중대본 브리핑 368명도 완전히 잘못된 거네.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

이에 대해 김석균 해경청장은 팽목항의 간이 상황판에 잘못 적혀진 정보가 보고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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