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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D-100, 장애인 시설은 '0점'

<앵커>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인천아시안게임이 다가옵니다. 오늘부터 딱 100일 남았습니다. 시설 다 갖춰졌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아시안게임 직후에 같은 경기장에서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이 준비는 형편없습니다. 저희 기자가 둘러봤더니 주경기장 안내 표시부터 각종 안전설비까지 장애인 관련 시설은 엉터리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류란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달 전 준공된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는 42개국 4천500명 선수가 참여하는 장애인 아시안게임도 함께 열리게 됩니다.

준비상황을 보기 위해 우선 출입구 계단마다 붙어 있는 점자 표지판을 살펴봤습니다.

검지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의 특성상 난간의 위쪽에 있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안쪽에 붙여놨습니다.

점자 표시 자체도 오류투성입니다.

자음과 모음의 배열이 틀릴 뿐 아니라, 180도 거꾸로 써져 있어 읽을 수조차 없습니다.

[심영훈/서울시복지재단 자원개발 팀장 : 거꾸로 읽어야 해요. 그런데 거꾸로 읽는 것도 이렇게 거꾸로 읽어야 돼요. 이렇게 해서 거꾸로 읽었다간 글씨가 안 나와요.]

우측보행을 기준으로 이동 방향이 구분돼야 하지만, 양쪽 계단 아랫부분은 올라가라고 윗부분은 내려가라고 안내합니다.

표지판대로 움직였다간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전문가는 이런 오류 표지판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합니다.

[심영훈/서울시복지재단 자원개발 팀장 : 이런 식으로 점자나 점자블럭이 제대로 안 돼 있으면 시각장애인들이 독립보행을 하실 때 정보의 혼란이 일어나는 거예요.]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통행로 어디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배려한 흔적이 없고, 허리 높이밖에 오지 않는 고층 관람석 안전펜스에는 위험을 알리는 어떤 표지판도 없습니다.

[인천시청 담당직원 : 협력업체나 전문 컨설팅 업체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오류가 있었던 거 같아요.]

코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장애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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