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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개장 전이라고…해수욕장 안전 무방비

<앵커>

때 이른 무더위에 일찍부터 해수욕장 찾는 분들 많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개장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있으면 안전대책도 있는 게 당연하겠죠. 물놀이하다 목숨까지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개장 전 안전은 각자 알아서 챙기라는 게 당국의 입장입니다.

기동 취재,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해변 모래사장에 파라솔이 빼곡히 들어섰고, 피서객들은 때 이른 무더위를 피해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김규도/경인도 용인시 : 6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덥고 햇볕이 쨍쨍해서 친구들과 계획 세워서 같이 놀러 왔어요.]

이 해수욕장의 개장일은 다음 달 1일로 아직 3주가량이나 남았지만 일찍 찾아온 더위에 많은 피서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돌아보는 내내 어디에도 안전 요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변의 소방서는 문이 잠겨 있고, 파출소 문은 아예 줄로 묶어놓았습니다.

찰과상을 입은 피서객이 있었지만, 도움받을 데가 없습니다.

[안세현/인천시 동구 : 손이 다쳐서 치료 좀 할 수 있을까 해서 한 번 와봤어요. (안에는 누가 있나요?)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좀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도 하고.]

오는 14일 개장하는 대천 해수욕장도 다를 게 없습니다.

감시탑은 자리를 비운 지 오랜 듯 녹슨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고, 응급 의료장비가 있는 건물도 닫혀 있습니다.

[천정호/경기도 성남시 : (안전 대책은) 보완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아이들 안전요원하고 있어요.]

자치단체들의 안전 대비는 해수욕장 개장일에 맞춰져 있습니다.

[인천시 중구청 담당 공무원 : 해경이나 중구청이나 중부서나 소방서 직원들이 그때 (개장일)부터 나가서 같이 있어요. 그전엔 안 나가 있잖아요.]

그렇지만 해변의 사고는 일정이 예정돼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개장 전인 삼척의 한 해수욕장에서도, 그리고 지난달 24일 속초 해수욕장에서도 각각 물놀이하던 20대가 익사했습니다.

무더위가 빨라지는 만큼, 개장일을 앞당겨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 개장일도 예년과 비슷합니다.

날씨가 아닌 관례에 따라 결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장 전엔, 개인이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지자체 입장입니다.

[강릉시 담당 공무원 : 위험하다는 건 스스로 알고 자제를 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기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올여름 무더위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지자체들이 별다른 기준도 없이 기존 개장일을 고집하는 동안, 해수욕장의 안전은 무방비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김승태,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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