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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환자 구하느라…아버지 잃은 소방관 눈물

<앵커>

이번 사고 희생자 가운데는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의 아버지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소방관은 아버지가 불이 난 건물에 계셨다는 걸 알면서도 더 급한 환자를 구하는데 진력했습니다. 현장 수습이 다 끝난 뒤에야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KBC 정의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8일) 새벽 0시 30분쯤, 담양소방서 곡성 119안전센터 소속의 41살 홍 모 소방대원이 본부로부터 긴급 출동 명령을 받았습니다.

비번이었지만, 서둘러 출동해 도착한 사고현장은 놀랍게도 홍 대원의 아버지가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이었습니다.

홍 대원은 불이 난 별관 2층에 아버지가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 작업에 방해가 될까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화재 발생에서 완전 진화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5분.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환자들의 구조활동에 온 힘을 쏟고 나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홍 대원은 그제서야 아버지의 행방을 수소문했습니다.

불안한 가슴을 죄며 뒤늦게 아버지가 이송된 병원을 찾았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동료들은 모든 상황이 종료된 아침 6시가 돼서야 홍 대원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강종남/곡성 119센터 소방장 : 그런 일이 참 있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참 슬프고,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직원들이 다 그 직원을 좋아해요. 잘하니까. 부탁을 하면 거절을 안 하고.]

현장에 있던 모든 노인들이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라는 마음으로 구조에 앞장섰던 홍 대원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지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일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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