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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격차 '위험 단계'…꿈 접는 아이들

<앵커>

우리나라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30조 원대입니다. 많지요. 특히 사교육비가 소득에 따라 양극화하면서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공교육 살리는 게 그래서 시급한 겁니다.

미래한국리포트 김경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의 학원가입니다.

밤 10시가 되자 귀가하는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부모들이 비싼 학원비를 감수하는 이유는 더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학부모 : 고난이도 문제를 풀 수 있고. 또 수능을 보면 마지막 문제, 심화 문제, 10개 문제 중에서 한 문제를 위한 거죠.]

심지어 핵심 입시정보를 얻기 위해 많게는 1천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컨설팅을 받는 학부모들까지 있습니다.

학생의 능력보다 학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입시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겁니다.

[학부모 : 정보가 있어야 되니까요. 옛날처럼 점수가 딱 (맞는) 그 커트라인대로 가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거기에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문제는 부모의 경제력과 자녀의 성적이 비례하는 경향이 갈수록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 연구 결과 부모의 사회, 경제적 배경이 학생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정 배경이 좋을수록 학업성취도가 더 높았고, 갈수록 그 격차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경근/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 일단은 상당히 위험한 단계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고요.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절망의 정도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고.]

설상가상으로 사교육 격차가 심화 되면서 꿈을 접는 학생들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중3 학생 : 좋은 대학교는 학원 10개·11개씩 다니는 그런 아이들이 경쟁해서 가는 거라고 생각해서…저는 좀 급이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해도 그런 애들보다 더 잘할 수는 없으니까.]

[박재원/아름다운배움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 : 부모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매우 불리한 조건에 있다는 생각을 내면화하면 의욕이 없는 거죠.]

우리처럼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가 심했던 핀란드는 지난 1972년, 중학생까지 우열반과 서열에 따른 평가를 없애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교육 시장에 기대하는 개별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학교 안에서 실행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지금처럼 다수를 포기한 채 소수의 성적 우수자만을 배려하는 학교 교육 풍토를 바꿔야 할 때입니다.

동시에 소외계층 학생에 대해선 자존감 회복과 같은 정서적 지원방안도 함께 제공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이승환·정경근, 드론촬영 : 김학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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