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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11 대지진 뒤 3년…'충격 치료' 계속

<앵커>

"안전이 미래다" 연속기획, 오늘(25일)은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벌써 3년이 넘었지만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큰 재난을 겪은 피해자들의 심리치료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도쿄 김승필 특파원입니다.

<기자>

매달 지진 피해 지역을 찾아 주민 심리치료를 하는 전문가 그룹이 미야기현의 대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대학 졸업반 학생들을 상대로 이른바 '숨은 충격'을 찾아 치료하는 겁니다.

[고다니/기독교대학 명예교수, 임상심리학자 :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이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는지는 숨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가며 자신의 체험을 스스로 말하도록 했습니다.

얘기를 하는 도중 악몽을 떠올린 것처럼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희생된 친구들에게 느꼈던 미안함 같은, '숨어 있던 충격'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겁니다.

[고이시/학생 : (이런 기회를 통해) 저도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돼 기분이 좀 좋아졌습니다.]

지금 학생들이 전문가와 함께 자신의 지진체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얘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심리치료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전문가 그룹이 이런 활동을 벌이는 건 정부 대책이 실패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진 뒤 문을 연 정부 주도의 '마음 치료센터'는 찾는 주민이 하루 1.5명꼴에 불과했습니다.

환자와 치료자가 1대 1 형태로 접하는 방식이라 혼자 찾아가는 게 부담스러웠고, '나는 괜찮다'라는 생각에 충격을 애써 무시하며 살아온 겁니다.

[1 대 1은 안됩니다. 강연회를 열거나 커뮤니티를 만들면 (피해자가) 자신과 같은 체험을 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상태도 점검받을 수 있습니다.]

강연회나 워크숍 등 끊임없는 집단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숨은 충격을 찾아내고 자신이 다쳤다는 걸 알게 해야 치유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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