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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아닌 지속가능성' 세월호가 남긴 교훈

<앵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총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난 인재였습니다. 나만 살겠다고 승객을 버린 승무원, 안전은 팽개치고 이익만 챙기려던 선사,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던 관리 감독 체계, 그리고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응 시스템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었고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된 게 없었습니다. 세월호가 남긴 교훈을 신승이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기자>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객실에선 죽음의 안내방송이 반복됐습니다.

[사고 당시 선내 방송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위험해요.]

그 순간 선장과 선원들은 최소한의 직업윤리마저 버렸습니다.

[승객을 탈출시킬지 빨리 좀 결정을 해주십시오.]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은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출동한 해경은 골든타임 한 시간 동안 선체 진입을 시도조차 안 했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시스템공학부 교수 : 왜 선장이나 선원을 먼저 구했을까. 선박구조를 제일 잘 아는 사람, 다시 말해 선장이나 선원을 앞 세워서 여객들 구해야 됐거든요.]

정부 대응은 시작부터 구멍 투성이였습니다.

전원 구조라는 엉터리 상황보고부터, 탑승객 숫자는 수없이 오락가락했고 컨트롤 타워는 세 차례나 바뀌었습니다.

속속 드러난 사고의 전말은, 수십 년 쌓인 악습의 결과였습니다.

선사와 경영진은 추악한 이익추구와 부실경영의 민낯을 드러냈고 이들을 감시 감독할 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은 해수부 출신 관료들, 이른바 '해피아'의 재취업 장소로 전락했습니다.

[이창원/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 아무래도 불안하죠. 셀프규제라는 게. 그럼 누구를 데려옵니까? 방패로서 관피아, 퇴직 관료들을 데려와서 안전장치를 또 만들어 놓는 거예요.]

삼풍 백화점 붕괴와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를 겪었지만, 20년 동안 달라진 건 없었고 결국 세월호 역시 예고된 인재였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재열/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속도 중심이고, 결과 중심인 사회에서 이제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을 해야 되고 안전도 중시해야 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것을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안전 없이는 미래도 없습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공유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찢겨나간 대한민국 안전망을 튼튼히 다시 짜야 한다는 것, 바로 이것이 세월호가 우리에게 준 뼈 아픈 교훈입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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