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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지원하라는 돈…외유성 출장에 '펑펑'

<앵커>

학교시설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을 해주고 재난예방 교육도 지원하는 교육시설 재난 공제회라는곳이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 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이 공제회가 해마다 공무원과 교직원들 외유성 출장을 진행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교육시설재난공제회가 국립대 교직원 16명과 함께 미국 서부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영상입니다.

[연수 참가 공무원 : 옛날 서부시대 은광 지역은 칼리코에 왔습니다.]

1인당 800만 원씩 모두 1억 5천만 원이 들어갔지만, 8박 10일의 연수기간 중 연수목적에 부합하는 방재시설 견학 일정은 단 3일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일정은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 공원 등 유명 관광지 유람으로 채워졌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교육청 공무원 22명을 데리고 일본으로 외유성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당시 일정표도 관광 일정 중심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공무원 1인당 400만 원의 경비는 모두 이 단체에서 부담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많게는 연간 6차례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외유성 연수가 진행됐고, 해마다 연수경비로 3~7억 원 정도가 지출됐습니다.

[연수 참가 공무원 : 갔다 오고 나서 보니 좀… 그렇습니다. 분에 넘친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 단체의 정관에는 재난 예방 교육을 하는 것도 포함돼 있지만, 올해 이 분야 예산은 4억 3천만 원으로 그동안의 공무원 외유 비용보다 적습니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 관계자 : (심지어 재난 관련 예방 교육사업도 주무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럼 1년에 대여섯 건 되는 교직원 연수는 뭔가요?) (재난) 예방에 관련된 부분 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시는 돼 있는데… 연수는 눈에 딱 보이지 않습니까. 예방은 눈에 안 보이고…]

재난공제회 재원의 대부분은 국공립학교의 회비인데, 실제로는 시군구 교육청이 국고에서 지원합니다.

연간 200억 원가량의 수입 가운데 운영비 60억 원 외에는 모두 적립금으로 쌓이는데, 비영리 사단법인이어서 국감이나 감사원 감사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정진후 국회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 해수부에 한국선급이 있다면, 교육부에는 이런 시설재난공제회가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런 기관들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재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 위탁사업을 대행하는 민간기관이나 산하단체의 부실 운영과 관료 유착에 대한 더욱 엄정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우기정, 영상편집 : 김형진, VJ : 주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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