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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남긴 '집단 우울감', 극복 키워드는 '공감'

<앵커>

'매년 7월이 되면 내가 나 자신에게 벌을 주듯이 아이들도 4월이 되면 봄을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2000년 7월 수학여행길 버스 사고에서 구조된 사람이 최근에 남긴 글입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과거에 비슷한 일을 겪었거나 평소 우울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한 관리가 시급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때 6시간 만에 구조된 박 씨는 이번 세월호 사고 소식에 당시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 :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단 생각이 들고. 그런 걸 보니까 정말 또 안 보게 됩니다. 방송을 안 보게 되고. 그때 생각이 자꾸만 나서…]

많은 학부모들도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천건진/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 :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너무 좀 무겁죠 안타깝고.]

타인의 비극을 보면서 자신의 경험이나 상황을 연결지어 함께 슬퍼하는 건 정상입니다.

하지만 큰 사고를 겪었거나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은 요즘 같은 때 우울감이 심해져 위험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세월호 사고 이후 112신고 센터에는 위험한 행동을 하려는 사람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늘고 있습니다.

[함순예/경위, 112 종합신고상황실 : 술에 취해서 TV를 보다가 같이 죽고 싶다고 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사고소식을 무조건 차단하기보다는 공감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천근아/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 TV도 보지 말고 인터넷도 그만 봐라며 무조건 차단하고 무조건 괜찮아질 거라고 하면서 애써 자꾸 진정시키고 안심시키려고만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하고 힘든 과정을 같은 나이에 니 친구같은 애들이 그렇게 됐으니 얼마나 힘들겠니. 엄마도 이렇게 힘든데…]

특히 주변에서 수면과 식생활 습관이 급격히 변한 사람이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김현상,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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